1년이나 숙성된 막걸리는 무슨 맛일까? [전통주 주(酒)저리 주(酒)저리]
[이대형 기자]
'막걸리'의 한글 표기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판각 유통되었던 춘향전 완판본 '열녀춘향수절가'에 등장한다. 암행어사가 된 이도령이 거지 행세를 하고 남원 관아의 변 사또 생일잔치에 참석해서 술 한잔을 청하는 대목에서 "목걸리 한 사발 나왔구나"라고 나온다. 여기에는 '아'를 '오'로 발음했던 중세 국어의 흔적으로 '목걸리'가 '막걸리'를 뜻하는 것이다.
▲ 열녀춘향수절가 '막걸리' 한글 표기가 되었는 춘향전. |
ⓒ 국립중앙도서관 |
그러기에 막걸리는 '거칠게 걸러낸 술'이라는 뜻을 이름에 담는다. 또, 다른 어원으로 막걸리의 '막'은 부사의 형태로 '지금 바로' 또는 '방금'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결국 '방금 만들어낸 술'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어원들이 정확하지 않을지언정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막걸리'는 '방금 만들어낸 술' 이면서 '거칠게 걸러낸 술'이라는 의미를 모두 인식하고 있다.
▲ 막걸리 한잔 막걸리는 생산 후 빠르게 마시는 게 맛있게 먹는 방법. |
ⓒ 픽사베이 |
하지만 최근에는 이렇듯 빨리 만들어 마신다는 막걸리의 공식도 깨지고 있다. 프리미엄 형태의 막걸리들 중에는 빨리 만들어 마시는 막걸리도 있지만 상당수의 막걸리는 발효과정을 거친 후에 과거에 없던 숙성의 과정을 거친다.
물론 과거 막걸리도 숙성이라는 단계가 있는 제품도 있었지만 그 기간이 길어봐야 하루, 이틀이었으며 그나마도 물을 넣고 알코올을 낮춘 후에 물과 술이 섞이는 시간을 주는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프리미엄 막걸리 중에는 짧게는 한 달 길게는 3~6개월까지도 저온에서 숙성을 하면서 막걸리의 맛과 향을 향상시키고 있다.
프리미엄 막걸리는 어떠세요?
▲ 오크통과 와인 오크통에 숙성 중인 와인. |
ⓒ 픽사베이 |
그러기에 프리미엄 막걸리 중에서 술을 만들고 저온에서 숙성(보관)하는 기간에 대한 연구를 통해 본인들의 술에 숙성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사실 지금도 저온 숙성을 통해 맛과 향이 향상된 프리미엄 술을 병입해서 유통을 하고 있다. 이미 하고 있는 개념을 조금 더 마케팅적으로 이끌어 내는 것이다.
▲ 숙성실의 술들 저온창고에서 숙성 중인 전통주들. |
ⓒ 이대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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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삶과 술>에 동시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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