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소식통 “北, 물자부족에 북중 화물열차 운행 재개 요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심각한 물자 부족에 직면한 북한이 방역과 경제 회생을 병행하기 위해 중국에 화물열차 운행 재개를 요청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0일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북·중 무역의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 단둥(丹東)을 잇는 화물열차는 코로나19가 시작된 지난 2020년 1월 하순 북한 주도로 정기 운행을 차단했다. 이후 2년 만인 지난 1월 운행이 재개됐으나 4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다시 정지됐다. 최근 북한 실정에 밝은 중국 관계자는 “북한 무역회사 등이 중국에 운행 재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중국이 엄격한 ‘코로나 제로’ 정책을 고수하면서 “중국 정부가 북한으로부터 코로나 유입을 경계해 무역 재개에 신중한 자세를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중 열차 재개 여부는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북한의 열차 운행 재개 요청의 배후에는 식량과 물자 부족에 따른 초조함이 배어 있다. 중국 해관총서 최신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북·중 무역액은 3억4137만 달러로 코로나19 전인 2019년 12억5277만 달러 대비 72.8% 감소했다. 특히 4월 1억 234만 달러였던 무역액은 5월과 6월 2031만 달러와 2183만 달러로 약 80%가량 급감했다.
가장 부족한 물자는 원유와 식량, 외화다. 특히 식량 가격의 상승이 현저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관계자 분석에 따르면 평양 시장에서 지난 6월 1㎏에 5100원(북한 화폐 기준, 한화 약 7389원)으로 거래되던 쌀 유통 가격이 7월 들어 5800원(한화 약 8403원)으로 약 14%가량 상승했다.
이소자키 아쓰히토(礒崎敦仁) 일본 게이오대 교수는 “북한은 (코로나19와 공존을 목표로 하는) ‘위드 코로나’를 모색하고 있다. 철도를 이용한 무역 재개 등도 서서히 진행하고 싶어한다”며 “북한은 자급자족 경제를 지향하지만 물자 부족으로 현실적으로 어렵고 중국과 관계를 중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종의 방역과 경제를 함께 병행하는 새로운 ‘병진노선’을 모색한다는 해석이다.
북한은 지난 5월 12일 코로나19 감염자 발생 사실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처음 공개했다. 중국 측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참고해 도시와 농촌 곳곳에 격리 시설을 설치하고 지역 간 이동을 엄격하게 제한한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농촌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는 북한은 지난 6월 모내기를 위해 도시 공장 노동자와 학생을 농촌에 파견하기 위해 도시와 농촌 간 이동을 완화했다가 7월 들어 다시 이동을 제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조선 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에서 코로나19 감염자를 의미하는 발열자는 7월 18일 오후 6시부터 19일 오후 6시까지 250명이 새로 발생했으며 누적 477만2120명이다. 북한은 “바이러스와의 전투에서 이기는 체제임이 확실해지고 있다”고 과시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는 지난 6월 기자회견에서 “필요한 감염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어 정확한 분석은 어렵다”며 북한의 감염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추산했다. 북한에는 현재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가 거의 보급되지 않은 상태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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