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주자 인터뷰]강병원, 이재명 불가론 "탐욕·분열·수권정당 훼손..친명·친문, 586·97 통합할 새 인물 원해"

오주연 2022. 7. 2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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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그룹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尹 대 李 정쟁 국면 안돼
책임윤리 확립, 자기성찰
새 민주당 만드는 게 중요
유일하게 정치개혁 청사진 발표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8·2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에 나선 강병원 의원은 20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이 당 대표가 되면 안 되는 이유’ 세 가지를 조목조목 짚으며 ‘3대 불가론’을 말했다.

불교에서 ‘스스로를 깨닫고 남도 깨닫게 한다’라는 뜻으로 쓰이는 ‘자각각타’를 언급하며 "이번 전당대회는 ‘책임윤리 확립’과 ‘자기성찰’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 의원의 당 대표 출마를 비판했다.

강 의원은 또 오는 28일 당 대표 후보자를 3명으로 추리는 컷오프에서 이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두 명이 97그룹이 된다면 굉장한 변화가 시작되는 것이라면서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 아니라 ‘어쩌면 이재명’이 되는 파란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왜 강병원이어야 하나’라는 질문에 그는 "또다시 ‘윤석열 대 이재명’의 정쟁 국면을 만들 순 없다. 이번 전당대회는 ‘책임윤리 확립’과 ‘자기성찰’을 통한 새로운 민주당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자기성찰 속에 미래를 지향하는 새 인물"이라고 피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윤동주 기자 doso7@

-왜 이재명은 안 되나

첫째, 이 의원은 이번 당대표 출마를 ‘헌신, 희생’이라고 했다. 그러나 대선 패배 평가도 하지 않았는데 지방선거에 나왔고, 정치적 고향인 성남분당이 아니라 뜬금없이 인천계양에 출마했다. 이것은 헌신이 아니라 권력에 대한 탐욕과 욕심이다.

둘째, 많은 의원들이 이 의원 출마를 만류했다. 그럼에도 출마한 것은 의원들과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통합이 되겠나. 당대표 공천권을 쥐고 칼을 휘두를 수 있다는 염려가 커지는 이유다. 분열과 갈등이 증폭될 거다.

셋째, 정부·여당이 민생을 제대로 돌보고 있지 않은 지금이야말로 민주당이 민생정당·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여야 할 때다. 또다시 갈등 국면 속에서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

-당대표 출마를 위해 무엇을 준비했나.

1994년 서울대 총학생회장 당시 폭력투쟁이었던 학생운동을 대중운동으로 탈바꿈시키고, 국회 입성해 2018년 원내대표를 할 때에는 기자들과 바닥에 앉아 질의응답하던 ‘바닥대변인’으로, 입법 활동시엔 ‘미세먼지특별법·식품소비기한제 도입·대체공휴일법’ 등 미래를 준비하는 입법활동을 했다. 제가 살아온 삶의 궤적을 돌아보면 변화를 두려워 않는 미래지향적이었다. 저를 ‘미래주의자’로 소개하는 이유다. 현재 당대표 후보 중에서도 앞서서 구체적인 정책을 제안하는 후보가 드물다. 당대표 공천권 포기에 이어 정치개혁 청사진을 발표한 것도 제가 유일하다.

-정치개혁 청사진 중 '국회의원 자격정지제도'가 이재명 의원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지난 12일 당 혁신 청사진으로 '당 대표의 공천권을 내려놓겠다'고 했고, 이번엔 정치개혁 청사진(기본권 개헌, 4년 중임제, 선거법 개정, 여야정 국정협의체 개최 등 5가지 정치개혁안)을 발표했다. 당 대표 후보로 나서면서 그동안 고민해 왔던 혁신 방안이었다. 선거 스케쥴에 따라 하나씩 얘기해 나가고 있는 것일뿐 특정인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

국회의원 특권을 내려놓자는 것은 의미있다. 국회 여야 동수로 구성되는 윤리특별위원회가 있지만, 서로 봐주기하면서 '제 식구 감싸기'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동료 의원에게 가혹하게 평가내리기 어렵다. 이에 윤리특위를 국회의장 직속 기구로 개편하고, 위원장과 위원은 모두 외부 인사로 구성해 윤리특위가 본연의 역할을 이행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 윤리특위에서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국회의원은 체포동의안 의결 대상에서 제외시켜, 국회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윤리의식과 도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자는 데에 의의가 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윤동주 기자 doso7@

-당내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를 '어쩌면 이재명'으로 바뀔 수 있는 모멘텀이 있을까

28일 당대표 컷오프에서 '이재명 vs 97그룹'의 대결을 보인다면, 게다가 표 대결이 팽팽하다면 새로운 인물이 당을 이끌어야 한다는 민심이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국민이 직접 뽑은 자치단체장, 국회의원 등 400명으로 구성된 중앙위원(투표비중 70% 반영)의 결정에서 다수가 이 의원이 아닌 97그룹을 선택했다면 이 자체만으로도 파란을 일으킬 수 있다. 컷오프 이후 이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2명 자리에 97그룹 후보들이 된다면, 민주당에 대한 불신을 씻고 혁신과 통합을 이룰 새 인물을 원한다는 바람이 반영되는 것이라 그렇게 되면 '어차피 이재명'이 아니라 '어쩌명 이재명'이 될 수 있다.

-당 대표가 되면 계파갈등, 어떻게 봉합하고 통합할 것인가

저는 친문이다. 3주 전 부산서 김해영 전 최고위원을 만나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했다. 문재인 정부 때 아쉬웠던 점이 부동산 문제와 추윤(추미애·윤석열)갈등 등에 있어서 쓴소리를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김 전 위원은 국민 눈높이에서 쓴소리 했다. 그때 그를 외롭게 했던 것 같다. 반성한다.

이제 당 대표가 되겠다고 나왔다. 친명도, 친문도 뛰어넘고 586세대 등을 모두 아울러 혁신과 통합으로 이끌겠다는 결심으로 나왔다.

국민 눈높이에 서지 못했던 지난 과오를 반성하며, 이제는 모든 계파갈등을 뛰어넘어 통합하는 데에 온 힘을 쏟을 준비가 됐다. 친명과 친문을 모두 아우르고, 586세대와 97그룹을 통합할 새로운 민주당의 대표가 되겠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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