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으름장 "유럽에 가스 공급 이행..단, 줄일 수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보수 중인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을 재가동하겠다면서도 공급량은 더 줄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이란 테헤란에서 이란·튀르키예(터키)와 정상회담을 한 후 기자들을 만나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항상 모든 책임을 다해왔다. 앞으로도 계속 책임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독일을 통해 유럽 주요국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이 오는 21일 재가동 된다는 뜻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앞서 지난 14일 가스프롬은 유럽 일부 업체에 "불가항력 상황 때문에 가스 공급 의무 이행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 이에 지난 11일 가스관 유지보수를 위해 끊긴 가스가 열흘간의 점검 기간이 끝나도 공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푸틴 대통령이 직접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 재가동을 거론하면서 완전 중단 우려는 해소됐지만, 공급량 축소 가능성은 여전하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에 수리를 맡긴 파이프라인 터빈이 제때 반환되지 않으면 가스 공급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 터빈 2대에서 하루 6000만㎥를 수송했는데, 터빈 하나가 추가로 고장 났다"면서 "수리를 맡긴 터빈 한 대가 돌아오지 않으면, 1대밖에 남지 않아 공급량은 3000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 공급량 3000만㎥는 노르트스트림1 최대 용량의 5분의 1수준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에서 가스 공급량 축소를 놓고 가스프롬에 책임을 전가하려고 하는 점을 겨냥해 "이것이 가스프롬 탓이냐"면서 "서방에선 노르트스트림1 터빈이 캐나다에서 러시아로 반환될 것이라고 하지만, 가스프롬은 아직 이에 대한 공식 문서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노르트스트림1의 가스관 터빈은 캐나다에 위치한 지멘스에너지에서 수리를 완료했으나 캐나다의 대(對)러 제재로 묶여 가스프롬에 반환되지 못했다. 이를 빌미로 가스프롬은 지난달 14일 천연가스 양을 40% 줄였다. 독일이 에너지난에 직면하자, 캐나다는 결국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 터빈을 제재 면제 대상으로 지정하고 지난 17일 독일로 반환했다. 통관에 문제가 없다면 이달 말에는 러시아에 도착할 것이라고 로이터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 도입을 논의하는 데 대해서는 "이와 관련해 온갖 터무니없는 의견을 듣고 있는데, 가스처럼 석유 가격이 치솟을 것"이라고 말했다.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 제한 해제에 대해선 "러시아 곡물에 대한 수출 제한이 해제돼야 우크라이나산 수출을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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