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장호권 광복회장, 양복서 BB탄총 꺼내 겨눴다"..檢송치

김상진 2022. 7. 2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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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하 선생의 장남인 장호권(73) 광복회장이 광복회원에게 권총 형태의 장난감총을 겨눈 혐의가 경찰 수사에서 확인됐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 영등포경찰서가 장 회장을 특수협박 혐의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송치했다고 19일 고소인에게 통보한 것으로 20일 나타났다.

지난 5월 31일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장호권 신임 광복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김원웅 전 회장의 사퇴로 실시한 보궐선거에서 장호권 전 서울시지부장이 회장에 당선됐다.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장 회장은 장준하 선생의 장남이다. [연합뉴스]

앞서 장 회장은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내 회장실로 찾아온 광복회원 이완석씨에게 총기로 보이는 물건을 꺼내 위협한 혐의로 고소당했다.

이씨에 따르면 지난 5월 새 광복회장 선출 과정에서 불거진 부정선거 논란을 둘러싸고 이씨 등이 장 회장과 면담하던 도중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장 회장은 옷걸이에 걸린 양복 상의에서 권총으로 보이는 검은색 물건을 꺼내 이씨에게 겨눴다고 한다.

장 회장은 고소를 당한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총기가 아닌) 전기면도기를 들었다”며 관련 사실을 부인해왔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는 달랐다. 이씨는 중앙일보에 “내 눈에는 진짜 권총으로 보였지만, 경찰에서 증거물로 압수한 건 BB탄총이라고 한다”며 “또 경찰이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비리 혐의로 김원웅 전 광복회장이 사퇴한 이후로도 광복회 내홍이 계속되고 있다. 장호권 새 광복회장 등 당시 후보들이 선거 과정에서 담합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법정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정문. [연합뉴스]

법조계에 따르면 장난감총이지만 상대방이 진짜 총기로 인식할 만큼 정밀해서 특수협박으로 처벌받은 판례가 있다. 특수협박일 경우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비리 혐의로 물러난 김원웅 전 광복회장을 대신해 장 회장이 지난 5월 31일 새 회장에 당선된 이후에도 광복회 내홍은 끊이질 않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장 회장을 포함한 후보들 간 ‘표 몰아주기’ 담합 의혹이 제기돼 법정 소송으로 비화한 상태다.

이와 관련, 광복회장 투표권이 있는 대의원 등 7명은 지난달 20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장 회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광복회원들에 따르면 법원이 장 회장에게 보낸 소장이 계속 반송되면서 결정이 늦어지고 있다고 한다.

광복회를 관리·감독하는 국가보훈처는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관련한 진행 사항을 지켜보면서 광복회 정상화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지도하고 감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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