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 위탁시설 놀토피아는 괜찮은가?
[완주신문 유범수]
▲ 놀토피아 |
ⓒ 바른지역언론연대 |
지난 2018년 3월 31일 개장한 어린이 모험 놀이시설 놀토피아는 2019년 6월 완주군이 직영을 포기하고 민간업체에 위탁운영을 맡겼다. 당시 인근 지역의 학부모와 어린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며, 완주군 직영 시기인 2019년 6월까지 7억1000만여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완주군 40여개 위탁시설 중 가장 알짜 시설이었다.
■ 초과수익 환원 방식 문제 있어
하지만 위탁운영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돼 사달이 났다. 2019년 말부터 완주군 담당 공무원과 민간업체 대표가 다투는 과정에서 회계부정과 근로기준법 위반 의혹 등이 제기돼 완주군 자체 감사가 진행됐다. 담당 공무원에 대한 문책이 있었고 담당 공무원은 좌천 후 퇴직했다. 반면, 운영업체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까지 있었지만 문제점을 찾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로 놀토피아는 정상 운영이 어려웠다. 현 운영업체 건파워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운영기간 동안 초과수익은커녕 오히려 7000만 원 적자가 났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완주군은 올 6월 최초 계약이 만료된 운영업체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며 재선정했다.
놀토피아는 완주군과 초과수익을 환원하는 형태로 계약이 돼 있다. 운영을 통해 얻은 수익 중 운영비와 인건비 등을 제외하고 남는 돈을 완주군에 환원하는 방식이다.
건파워 관계자는 그간 제기됐던 의혹들에 대해 "주간, 월간, 분기, 반기, 연간 보고를 빠짐없이 하고 있고, 발권기를 통해서만 입장을 하기 때문에 매출을 누락시킬 수 없다"고 설명했다.
▲ 고산면 서바이벌 게임장을 옮겨올 자리가 예산이 없어 아직 공터로 남아있다. 뒤편에 전통무예체험장도 운영비 문제로 멈춰있다. |
ⓒ 바른지역언론연대 |
■ 4개 시설 중 놀토피아만 영업
현재 건파워는 놀토피아뿐만 아니라 밀리터리테마파크, 청소년한옥숙박체험장 등 4개 시설을 하나로 묶어 완주전통문화공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운영되는 것은 놀토피아뿐이다. 밀리터리테마파크 중 고산면에 있는 서바이벌 게임장을 옮겨 오기로 했으나 예산 문제로 조성이 시작되지도 못했다. 이미 조성된 전통무예체험장도 운영비 부담으로 멈춰있다.
지난해 완주군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는 70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은 완주전통문화공원 내 숙박시설 청소년한옥숙박체험장의 지난 3년간 총 수익이 380만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완주군 담당자는 "실적이 저조한 것은 인정하나 이곳 숙박시설은 단체관광을 위해 조성된 곳"이라며, "코로나19로 단체관광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고 예산 삭감으로 집기류와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고 답했다.
건파워 관계자도 "한옥 체험시설이 내부는 복도식 원룸형태로 만들어져 한옥 특성을 못 살리고 소음에도 취약해 사적 공간 확보가 어렵다"며, "게다가 단체 관광객을 위한 요즘 실정과 맞지 않은 형태로 설계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곳은 공원지역이라서 야외에서 불을 피우거나 이를 이용한 음식 조리도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건파워는 이곳을 운영할수록 적자가 예상돼 영업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 단체 관광객을 위한 한옥숙박 시설이 운영되지 않고 잠겨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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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법 위반 본부장 논란
이처럼 위탁운영에 회의적인 이유들이 많지만 가장 큰 논란은 현 놀토피아 본부장 A씨에 대한 것이다.
A씨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민선 7기 박성일 전 완주군수를 돕기 위해 금품을 살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구속됐다. A씨는 선거를 앞두고 박성일 전 완주군수 지지를 호소하며 주민들에게 수백만원을 건넨 것으로 밝혀져 10개월간 수감생활을 했다.
지난 2020년 10월 A씨가 놀토피아 본부장에 취임하자 '보은' 의혹에 휩싸였다. A씨는 건파워 대표 B씨와 상관면 선후배 사이로, B씨는 A씨에게 놀토피아 정상화를 위해 본부장 자리를 부탁했다.
A씨는 한국교통안전공단을 정년퇴직한 인물로, 공단에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해 지역 내에서 놀토피아 본부장직을 수행하기 적합한 인물이라는 게 건파워의 입장이다. 놀토피아 본부장은 홍보・마케팅을 주업무로 하며, 행정과 사업에 대한 협의와 조율도 담당한다. 이런 역할을 수행하기 적합한 인물이라는 것.
A씨는 "이곳이 보조금 지원을 받아 운영 실적에 상관없이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자리도 아닌데, '보은'이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더군다나 코로나19 사태로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고향 후배의 부탁으로 경험을 살려 도움을 주려는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박성일 전 군수는 (내가) 이곳에서 일하게 된 사실도 한참 뒤에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놀토피아를 포함한 완주전통문화공원은 완주군이 연계 관광 활성화로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고자 150억원 이상을 투자해 조성한 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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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완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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