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야 의미가 있다

허승은 2022. 7. 2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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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페트병 재활용의 오해와 진실 ③

공동주택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의무화 제도가 시행된 지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전국 선별장 중 별도 선별 시설을 구축한 곳은 16.7%(총 341곳 중 57곳)에 불과하다. 제도 시행 1년 6개월이 다 되어가지만 투명페트병 재활용 처리 체계는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단독주택에서의 투명페트병 분리배출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낮고 별도 수거 및 처리가 원활하지 않아 개선 대책도 시급히 요구된다. 녹색연합은 투명페트병 사용과 처리현황, 섬유 재활용의 한계, 향후 개선해야 하는 내용을 담은 <플라스틱 이슈리포트- 투명페트병 재활용의 오해와 진실> 보고서를 발간했다. 투명 페트병 재활용의 오해와 진실을 담은 내용을 3개 분야로 나눠 연재한다. <기자말>

[허승은]

재활용 산업이 인기다. 대기업들이 재활용업체를 인수하고, 석유화학업계는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기사가 쏟아진다. 폐플라스틱 재활용은 친환경 경제 모델로서 환경을 보호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이유다. 버려진 페트병에서 기름을 추출하고, 수소를 생산하며, 실을 뽑아 옷으로 만드는 등 다양한 재활용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재활용은 플라스틱 오염으로부터 지구를 구원할 수 있을까? 

2060년, 지금보다 플라스틱 쓰레기 3배 증가

전 세계는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개선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OECD '글로벌 플라스틱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급진적인 조치가 없다면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은 2019년 3억5300만 톤보다 3배 증가해, 2060년 10억1400만 톤이 발생할 것이라고 추정된다.

뿐만 아니라 2019년 기준 플라스틱 쓰레기의 9%만이 재활용되었는데 2060년이 되어도 재활용 비율은 17%에 불과할 것이라 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코로나 팬데믹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이 일부 줄었지만 경제가 회복됨에 따라 플라스틱 사용이 다시 증가해 플라스틱 쓰레기가 증가하고 이로 인한 환경오염은 다시 높아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지금 9%에 불과한 재활용률은 2060년에도 17% 로 늘어날 뿐이다. (출처: OECD(2022) Global Plastics Outlook_policy highlights)
ⓒ 녹색연합
  
 해양폐기물의 70%는 플라스틱이다. 페트병 쓰레기도 쉽게 볼 수 있다.
ⓒ 녹색연합
 
재활용, 새정부의 핵심과제  

세계는 유한한 자원을 사용함에 있어 쓰레기로 발생되는 것을 줄이고, 자원을 반복 사용 가능토록 하는 경제 모델로 순환경제를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순환경제 체제에서 재활용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새 정부는 재활용을 핵심 과제로 삼았다. 재활용 선별시설에 광학선별기 설치를 의무화하고, 품질이 좋은 플라스틱은 재생원료로, 복합재질 등은 열분해해서 원료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적용 등 기술과 산업을 육성해 재활용을 통한 순환경제를 완성하겠다는 것이 쓰레기 분야의 핵심 정책이다. 그러나 폐기물 처리의 기본 원칙인 발생량 저감 대책은 없이 재활용 대책만으로는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세계 4위의 플라스틱 생산국이다. 국내 플라스틱 생산량은 지속해서 증가했고 생산량 중 60%를 수출한다. 우리나라에서 연간 소비되는 플라스틱은 650만 톤에 이른다. 2018년 폐비닐 쓰레기 대란 이후 재활용 대책과 1회용품 줄이기 대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플라스틱 생산량과 페트병 생산량은 늘었다. 폐플라스틱 발생량도 증가했다. OCED가 제안하는 플라스틱 오염을 해결하는 급진적인 대책은 플라스틱 수요를 억제하고 제품 수명을 늘리며 폐기물 관리 및 재활용 가능성을 개선하는 정책이다. 

98% 시민은 페트병 소비와 밀접  

플라스틱 쓰레기는 주로 포장재(40%), 소비재(12%), 섬유(11%) 등으로부터 발생하고, 포장재의 수명은 매우 짧아 수 시간-수일 내에 버려진다. 소비자원이 투명페트병 소비량을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 1000명 중 177명 (17.7%)은 1주일에 7개 이상 소비하고 있었고, 295명(29.5%)은 3~4개를, 360명(36.0%)은 1~2개의 페트병을 소비하고 있었다. 평소 페트병을 전혀 소비하지 않는 소비자들은 20명(2%)에 불과했다. 이렇듯 일상에서 페트병 사용은 매우 밀접하다. 짧으면 수초만에도 버려지는 플라스틱 포장재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매우 시급하다. 
 
 불과 수초- 수분만에 버려지는 생수 페트병
ⓒ 녹색연합
 
독일은 포장재 전체에 대한 관리방안을 마련하여 제조되는 일회용 페트 음료 포장재에 재활용 페트 의무사용률을 부과하여 석유에서 추출되는 페트(virgin PET)의 사용률을 줄여나가고 있다. 재활용이 되더라도 플라스틱 원료 사용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다른 형태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늘어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자원순환기본법에서는 자원순환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방안으로 '자원의 효율적인 이용을 통하여 폐기물 발생을 최대한 억제할 것'을 첫 번째로 꼽는다. 플라스틱이 아닌 재질로의 전환을 우선하고 있는가? 플라스틱보다 유리 등의 자원을 활용해 재사용되도록 해야 하며 재사용 포장재 사용 의무화 방안이 우선 고려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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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녹색연합 홈페이지와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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