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최선일까

송금종 2022. 7. 2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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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최근 달아오른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매각 이슈에 이목이 쏠린다. 카카오는 ‘미정’이라며 잡아떼지만, 10%대 지분을 매각해 2대 주주로 내려오는 ‘스텝다운’이 현재로선 유력하다. 카카오(57.5%)는 카카오모빌리티 최대주주다. 남은 지분은 해외사모펀드인 TPG컨소시엄(29%)과 칼라일그룹(6.2%)이 나눠 갖고 있다.

‘배려’ 혹은 ‘면피’


카카오 경영진은 최근 카카오모빌리티 임직원과 만나 지분 매각 검토 방향을 설명했다. 노조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사회 요구에 부응하고 성장과 혁신을 지속하는데 주주로서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사유를 들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반기를 들었다. 지분 중 일부만 매각하기 때문에 아예 발을 빼는 게 아니고 제3자가 보기에도 카카오모빌리티를 카카오와 연결 짓지 않을 수 없다는 것. 

더욱이 주주가 비뀐다고 해서 규제산업이 바뀌는 건 아닌데 지분 매각을 성장 가능성이나 상생과 연관 짓는 건 좀 앙러니라는 반응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노조는 ‘본질이 흐려졌다’고 지적했다. ‘대주주를 바꾸는 게 능사가 아니고 경영진이 상생과 책임을 다해야한다’고 노조는 주장한다.

노조는 “카카오는 진단을 잘못하고 있다”며 “카카오라서 사업이 마녀사냥 당한 게 아니고, 경영진이 책임감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른 플랫폼에 문제가 안 되고 있다는 건 매우 안일한 생각이다. 대주주를 바꾸는 게 핵심이 아니고 사업의 사회적 공존과 성장에 대해 논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은 오래전부터 거론돼왔다. 카카오와 카카오모빌리티는 애증 관계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업계를 점유한 1등 사업자이면서 동시에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부른 ‘눈엣가시’다. 카카오는 이 문제로 지난해 정기국감에서 홍역을 치렀다. 당시 ‘플랫폼 국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카카오가 타깃이 됐다. 

카카오가 대주주 자리를 내주려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성장을 위한 ‘배려’ 이전에 ‘면피’하기 위함이 아니냐는 해석이 여기에서 나온다. 노조에 따르면 배재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간담회에서 “카카오라는 메신저 플랫폼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가진 회사가 택시, 대리 사업을 이어나가는 것에 대한 외부의 따가운 시선이 있다 보니 지분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언급했다. 카카오는 대신 지분 변동과 관계없이 카카오모빌리티 사회적책임 강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기존 업계와 갈등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는 산업에서 서비스를 하다 보니 골목상권 침해 등 이슈가 계속 터지고, 결국 카카오도 전체 공동체 이미지에 영향을 주는 것에 부담을 가졌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성장과 혁신, 가능할까


대주주 전환이 회사 성장에 도움이 될지에 관해선 의문부호가 달린다. MBK파트너스 과거 전적 때문이다.

세계 5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는 부실기업을 인수해 구조조정 한 다음 비싸게 되파는 펀드로 유명하다. 이 회사는 ING생명을 인수하기 전 직원고용승계와 유지를 담보했다가 인수한 지 6개월 만에 임원을 정리하고, 중복 부서를 통·폐합했다. 직원 270명에겐 희망퇴직을 제안했다. 케이블방송인 씨엔엠 인수과정에서도 약속했던 고용승계와 노사합의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좌불안석이다. 규제와 업계와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판국에 성장이 웬 말이냐고 지적한다. 대주주가 바뀌면 지금처럼 서비스 질을 보장할 수 없다고 호소한다. 고용 불안도 떨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에서 산다고 하니까 걱정이 많은가 보더라”며 “서비스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고 (MBK가)지출 줄이고 재무제표 다듬어서 외국에 되파는 걸 잘 한다더라. 이게 정말 사실이면 직원 입장에선 정말 큰일”이라고 밝혔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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