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주민 "이재명, 사법리스크 현실화되면 막중한 책임져야"

최승욱,김승연 2022. 7. 20.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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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주민 의원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주민 의원은 이재명 의원의 ‘사법리스크’ 논란에 대해 “실체화된 것이 없는 지금, 사법리스크를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당권주자 가운데 유일한 친명(친이재명)계로 평가받는 박 의원은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법리스크가 있을 수 있지만, 구체적 내용이 무엇인지 또 어느 정도의 문제인지 아는 것은 이 의원 본인뿐”이라면서 “다만 만약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돼 당에 피해를 준다면 막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원인이 ‘민주당의 잘못’에 있다고 규정했다.

그는 “2년 전, 180석을 얻었을 때 국민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다음 선거에 진다고 예견했는데, 지금이 그 모습”이라며 “한 명, 두 명에게 패배의 책임을 지우는 것은 누군가를 타자화시키는, 너무 편리한 방식의 평가”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에 대해 “이 의원 본인이 민주당 개혁에 자신이 있다고 생각해 출마한 것 아니냐”고 평가했다.

박 의원이 ‘이 의원의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당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선거에 출마한 사람이 어떻게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일축했다.

예비경선(컷오프) 이후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박 의원은 “열려 있다”고 답하면서도 “통합과 혁신에 어울리는 단일화를 해야지, 기계적이고 인위적인 단일화가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의 원인으로 ‘축적된 민주당 잘못’을 언급했다.

“2년 전 총선에서 민주당이 180석을 얻었을 때, 민주당이 국민의 기대를 받는 여러 가지 과제가 있었다.

당시 나는 국민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다음 선거에 진다고 예견했는데, 지금 우리가 딱 그 모습이다.

예를 들어 검찰 개혁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문제였지만, 어떨 때는 하고 어떨 때는 안 하다 보니 국민 입장에서는 ‘무슨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샀다.

부동산 문제도 국민을 설득할 수 있을 정도의 정밀성과 구체성을 확보하지 못해 민주당 지지세가 전체적으로 흔들리고 분열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주민 의원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이재명 의원에게 선거 패배의 책임을 떠넘길 수 없다’고 했다.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평가는 지난 2년간 우리가 국민과 했던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또 민주당이 수십 년간 추구했던 가치를 제대로 실현하지 못했다는 것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한 명이나 두 명에게 패배의 책임이 다 있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건 지나치게 편리한 평가 방식이고, 누군가를 타자화시키는 평가다.

모두가 자기 몫의 책임을 지면 된다. 나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겠다’는 이 의원의 출마 이유에 동의한다는 뜻인가.

“본인이 그럴 자신이 있다고 생각해서 출마한 것 아니겠나.

나는 그의 출마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기보다, 그 혁신의 과제를 내가 더 잘할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 의원이 출마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가 아니라 민주당의 혁신을 이재명이 더 잘할 것이냐, 박주민이 더 잘할 것이냐는 얘기를 전당대회에서 해야 하지 않겠나.”

-‘박주민 의원은 이재명 의원과 전당대회에서 싸울 생각이 없어 보인다’는 평가도 나온다.

“왜 안 싸우겠나. 당연히 이기기 위해 경쟁할 것이다.

하지만 각을 세우는 방향이 다른 후보들과 다른 것이다. 당대표로 누가 더 적합한지, 누가 더 민주당 혁신을 잘 할 수 있는지를 놓고 각을 세워보자는 것이다.

다들 새로운 정치를 얘기하는데, 지금 민주당 전당대회가 새로운 정치를 보여주고 있는지 의문이다.

당대표 후보들이 모두 이재명을 반대한다는 얘기만 하는데, ‘이재명 안돼요 전당대회’를 만들겠다는 것인가.”

-일각에서는 ‘이재명의 페이스 메이커’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선거에 출마한 사람이 어떻게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말인지 모르겠다.”

-이재명의 혁신과 박주민의 혁신은 다른가.

“본선에 올라가면, 당권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내용이 서로 많이 수렴될 것이다.

저나 이재명 의원뿐 아니라 제3의 누군가도 당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모일 것이다. 그러면 초점은 누가 그걸 더 잘 할 수 있느냐가 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주민 의원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컷오프 통과는 자신하나.

“열심히 해야 한다. 중앙위원 득표 비율이 70%인데, 이분들은 전통적으로 오랜 인연 등에 영향을 받는 모습이 있었기 때문에 고민이 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호남 지지율이 이재명 의원에 이어 2위로 나왔다고 한다. 이런 부분에서 가능성을 보고 있다.”

-이재명 의원의 ‘사법리스크’를 놓고 당내 의견이 분분하다.

“사법리스크가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지금 구체적 내용이 무엇이고, 어느 정도의 문제인지는 안타깝게도 이 의원 본인만 정확하게 알 수 있다. 본인도 아마 여러 고민과 검토 끝에 출마를 결정했을 것이다.

다만 만약 나중에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돼 당에 피해를 준다면 막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 실체화되지 않았는데, 다른 경선 주자들이 ‘수사받을 것이다’ ‘처벌받을 것이다’라고 얘기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민주당에 마이너스가 될 것이다.

당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지금 사법리스크를 언급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모르겠다.”

-민주당에 ‘강성 팬덤’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부 열성 당원의 목소리가 과대 대표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현재 민주당 당원이 400만명, 권리당원은 약 100만명이라고 한다.

당헌에는 당원의 발언권과 토론요청권 등이 규정돼 있는데, 절차 규정이 없다. 그렇다 보니 열성적으로 활동하는 당원은 문자메시지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당원 참여 통로를 보장하고, 확대하면 당원 전체의 불륨이 커지면서 이른바 ‘편향된 당원’의 목소리가 차지하는 포션은 작아질 것이다.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놨다고 했다.

“지금은 단일화 관련 움직임이 전혀 없다. ‘우리, 단일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어보는 당권주자도 없었다. 그저 언론을 통해 의사만 밝히고 있다.

저도 단일화에 대해 열려 있다고 말씀드린다. 다만 통합과 혁신에 어울리는 그런 단일화를 해야 한다.

기계적이고 공학적인, 인위적 단일화가 무슨 효과가 있겠나. 국민이 아름다운 단일화라고 말하겠나.

당의 혁신을 위해 경쟁하다가 접점이 생겨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단일화가 훨씬 효과적이고, 혁신과 통합에 부합할 것이다.”

-혁신과 통합을 위해서라면 이재명 의원과도 단일화를 할 수 있나.

“처음 받는 질문이라 지금은 어떻게 답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공천권 포기 선언’을 하자는 주장도 있다.

“지금 당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데, 공천권을 놓고 왈가왈부하면 국민이 ‘참 한가하다’고 하지 않겠나. 이게 왜 전당대회의 핵심 의제가 되는지 모르겠다.

시스템 공천을 더 안착시키고, 공천에 관련된 의사결정에 더 많은 사람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최고위원 시절부터 얘기했다. 여기서 달라진 것은 없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주민 의원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당대표가 되면 어떤 과제를 중점적으로 실시할 것인가.

“우리가 수십 년 동안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못했던 문제들, 예를 들어 교육 개혁 같은 과제를 해결할 것이다.

당에 7~8개의 ‘사회적 의제 연석회의’를 만들고 정치인과 시민, 전문가, 당원이 다 들어가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 동안 충분히 논의하고 검토해 정밀한 정책으로 만들고, 의원총회를 통해 승인받으면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

이런 시스템을 민주당에 구축해야 한다.”

-혁신적이긴 하지만, 충분한 동력이 있을지 의문이다.

“그래서 ‘서번트 리더십’이 필요한 것이다. 깃발을 들고 따라오라고 할 것이 아니라 누군가 계속 땀 흘리면서 밑에서 받쳐줘야 한다.

유럽 정당처럼 평상시에 바쁘고 힘들게 일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 그리고 선거 때는 평상시에 했던 것으로 평가받는 그런 정당이 돼야 한다.

그게 100년 정당 아니겠나.”

최승욱 김승연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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