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끼 다 먹는 방학 어쩌나".. 고물가에 외식 줄인 보육시설

성윤수 2022. 7. 20.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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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교 남학생 6명이 지내고 있는 충북의 한 공동생활가정(그룹홈)에서는 아이들이 "아, 삼겹살 먹고 싶다"고 중얼거리는 일이 늘었다고 한다.

고물가 부담에 시설에서 한 달에 두세 번 나가던 삼겹살 외식을 두 달에 한 번으로 줄였기 때문이다.

시설장은 19일 "아이들이 외식 날을 기다리며 들뜨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최근엔 미루고 미루다가 어렵게 한 번 나갈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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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히고 먹이고 재우는 것 다 올라
삼겹살 외식 기다리던 애들에 미안"


중·고교 남학생 6명이 지내고 있는 충북의 한 공동생활가정(그룹홈)에서는 아이들이 “아, 삼겹살 먹고 싶다”고 중얼거리는 일이 늘었다고 한다. 고물가 부담에 시설에서 한 달에 두세 번 나가던 삼겹살 외식을 두 달에 한 번으로 줄였기 때문이다. 외식이 준 이유를 아는 학생들은 시설장에게 직접 토로하는 대신 들릴듯 말듯 혼잣말을 하는 것이다.

시설에서 책정하는 외식비는 통상 1회에 12만원대였다. 하지만 요즘 들어 주변 식당의 삼겹살 가격이 크게 올라 외식비도 20만원 수준으로 뛰었다. 이 그룹홈은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1인당 월 58만원의 기초생활수급비에 후원금을 더해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생활용품, 공공요금도 다 뛰자 시설에서 가장 먼저 줄인 건 외식 비용이다. 집에서도 고기를 먹을 수 있지만, 여느 또래처럼 시설 밖에서 먹는 즐거움은 대폭 사라진 것이다.

시설장은 19일 “아이들이 외식 날을 기다리며 들뜨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최근엔 미루고 미루다가 어렵게 한 번 나갈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했다. 그마저도 이제는 ‘수입 삼겹살 무한리필’ 가게를 찾아야 한다.

시설 내 식사 때도 식재료비가 덜 드는 메뉴를 고안하고 있다. 콩나물비빔밥 같은 반찬 부담이 적은 음식이 자주 식탁에 오른다. 시설장은 “식비를 줄일 수 있으면서도 영양가 있는 메뉴를 생각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양의 한 그룹홈은 어쩔 수 없이 시설 원장의 사비를 보태 식비 부족분을 충당하고 있다. 매달 100만원 정도를 들여 간식이나 아이들 준비물 등을 구입해 왔는데 지난달에는 이 부담금이 150만원으로 늘었다. 원장은 “입히고 먹이고 재우는 모든 게 올라 부담스럽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도의 다른 아동양육시설은 눈앞으로 다가온 여름방학이 큰 걱정이다. 시설 관계자는 “당장 식재료로 들어온 상추 가격만 봐도 상자당 2만8000원이던 게 6만5000원으로 올랐다”며 “방학에는 시설에서 삼시세끼를 먹어야 하고 에어컨도 틀어야 하는데 큰일”이라고 전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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