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 못하는 ESG 경영.. "소비자 경험 늘려라"

전성필 2022. 7. 20.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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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경영에 집중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ESG 경영 성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경로는 부족하다.

ESG 경영이 기업 홍보 수단으로 전락하기 전에 성과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소비자 경험'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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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대신 직접 체험하며 인식
티맵, 운전점수 기준 리포트 제공


국내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경영에 집중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ESG 경영 성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경로는 부족하다. ESG 경영이 기업 홍보 수단으로 전락하기 전에 성과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소비자 경험’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은 최근 ESG 경영 성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간 중이다. LG유플러스와 삼성디스플레이, LG이노텍, 포스코 등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내놓고 최근의 ESG 경영 성과를 홍보하고 있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성과는 적다. 대부분은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다짐’을 서술하는데 그친다.

실제 기업들이 ESG 경영을 경쟁적으로 도입해 실천하고 있지만, 소비자의 10명 중 6명은 ESG 경영 자체를 모르는 상황이다. 이화여대 경영학부의 박정은 교수와 곽윤주 연구원의 ‘기업의 ESG 활동에 관한 소비자의 인식과 소비자의 신뢰와 행동 의도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ESG 경영 의미를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성인 207명 중 45.9%가 ‘전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알지 못한다’는 답변도 16.9%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62.8%가 ESG 경영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이에 기업들이 ‘소비자 경험’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백 쪽에 이르는 보고서 대신 ESG 경영이 어떤 활동을 통해 이뤄졌고, 소비자들이 어떻게 하면 그 성과를 체감할 수 있는지 계량화해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경쟁적으로 ESG 경영을 내세우는 것과 달리 소비자는 제대로 그 의미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와의 신뢰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ESG 활동을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은 ‘소비자 경험’으로 눈을 돌린다. 자신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ESG 경영 실적을 공개하고 있다. 티맵모빌리티는 티맵 애플리케이션 이용자의 운전점수를 기준으로 환경운전 리포트를 제공한다. 운전점수는 주행거리와 이동속도를 기준으로 과속, 급가속·급감속 횟수 등을 측정해 점수로 환산하는 서비스다. 안전운전을 해 과속, 급가속 등을 줄이면 온실가스 배출량, 연료 사용을 줄일 수 있다.

티맵에서 환경운전 리포트를 분석한 결과, 이용자들은 지난해 2억6000ℓ의 연료를 감축한 것으로 집계됐다.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환산하면 92만t에 달한다. 30년생 소나무로 이뤄진 숲 1㏊에서 연평균 흡수하는 온실가스가 10.8t이다. 30년생 소나무의 숲 8만5000㏊(850㎢)를 조성한 것과 같은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보인 셈이다. 티맵 관계자는 “지난해 티맵 이용자들이 감축한 연료 2억6000ℓ를 최근 유가(약 2000원)로 환산하면 5200억원을 절약한 것과 같다. 이용자들이 ESG 경영의 참여자라는 사실을 수치를 통해 보여준다면 환경에 대한 소비자의 경험을 증대시키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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