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2.3%가 공무원..문 정부 경찰·소방·교육만 6만명 증원
문재인 정부 5년간 공무원 13만266명이 증가, 역대 정권 가운데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소방·경찰·교육 공무원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고용노동부도 공무원 숫자도 대거 증가했고, 우후죽순 설립한 각종 위원회도 공무원 증원에 영향을 미쳤다.
중앙일보는 19일 정부조직관리정보시스템 통계를 활용해 지난 5년간 공무원 인력 규모 변화를 부·처·청·계급별로 분석했다. 문재인 정부가 끝난 지난 5월 말 현재 대한민국 공무원 수는 116만2597명이다. 통계청이 추계한 대한민국 총인구(5162만명)를 기준으로, 전 국민의 2.25%가 공무원인 셈이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증가한 공무원 13만266명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동안 증원 규모의 3배 수준이다.
부처별로 보면 소방 인력이 가장 많이 늘었다. 문 전 대통령은 2017년 취임 당시 “소방공무원 인력을 2만명 확충하겠다”고 공약했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 말 4만4148명이던 소방직 공무원은 문재인 정부 말 6만6587명으로 2만명 이상 증가했다. 경찰 공무원도 마찬가지다. 박근혜 정부 시절 12만3844명이던 경찰직 공무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14만1827명으로 1만7983명 늘었다.
교육 공무원도 2만1184명 늘어, 총 37만5921명이 됐다. 지난 5년간 초등·중등·고등 학생 수는 573만에서 534만으로 감소했다. 이에 대해 윤소영 교육부 교원정책과장은 “코로나19 이후 보건 교사 배치를 늘렸고, 영양 교사도 학교당 1명을 배치했다”며 “교과 교사는 사실상 늘지 않았고, 비교과 교사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공무원 수 1000명 이상인 대형 부·처·청 중에선 고용노동부(48.2%)와 환경부(42.2%) 인력 증가율이 최고였다. 행안부 소속 공무원은 36.8% 늘었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행정자치부에서 행정안전부로 조직이 개편하면서 국민안전처 소속이던 공무원 739명이 행정안전부로 유입했다”고 했다.
보건복지 인력도 크게 늘었다. 보건복지부는 3196명에서 2554명으로 642명이 감소했지만, 1632명 규모의 질병관리청이 설립됐다. 복지부 정원 감소의 원인 역시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되면서 이동한 인사로 풀이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인력도 1797명에서 2031명으로 234명 늘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2990명)·법무부(2258명)·국세청(1790명)도 문재인 정부에서 정원이 1000명 이상 증가했다. 이밖에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가 신설된 것도 공무원 숫자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공무원 수 1000명 이상 부·처·청 중 감사원만이 1080명을 그대로 유지했다. 감사원은 “감사원은 인력 자체가 들쑥날쑥하지 않다”며 “감사연보상 2010년 이후 계속 1000명 안팎의 공무원 숫자를 유지해왔다”고 설명했다.
공무원 증가로 재정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지난해 국가직 공무원 인건비가 사상 최초로 4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인 2016년 32조원보다 9조원가량 증가한 것이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지난 12일 국가·지방직 공무원 수를 5년 동안 동결하고 부처별 인력을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급증한 공무원 숫자를 더 늘리기 보다는 효율적으로 관리해 나간다는 의미에서다. 매년 각 부처의 정원을 1%씩 축소해, 필요한 부문에 공무원을 재배치하는 방식이다.
문희철·이수민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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