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리너로 거듭난 필름 메이커 유킴의 취향
20대 후반,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절친한 친구와 함께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노퓨처(Nofuture)’를 설립한 유킴이 베를린에 머무르게 된 사연이다. 어린 시절 DJ를 꿈꿨던 그는 한국과 영국에서 각각 패션과 순수미술을 공부하며 사진, 영화, 문학 등 기록예술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자신만의 표현법을 찾아 헤맨 끝에 그의 시선이 멈춘 곳은 영상. 2019 대만 골든 멜로디 어워즈 베스트 뮤직비디오상을 수상한 선셋 롤러코스터의 ‘Slow/Oriental’ 뮤직비디오부터 남소현 감독과 함께 매만진 단편영화 〈신도시 키드〉에 이르기까지, 유킴은 불완전한 기억과 어설픈 감정에 충분한 마음을 내주며 짙은 여운을 남기는 영상을 탄생시켰다. “영상만이 직조해 낼 수 있는 서사가 있다고 믿어요. 왜인지 설명할 순 없지만 자꾸만 떠오르는 과거의 기억처럼요.” 스토리보드를 만들고, 촬영지를 물색하고, 배우와 소통하며 아이디어를 정교화하는 과정을 즐기는 그는 모델로도 꾸준히 활약하며 표현의 영역을 나날이 확장해 왔다.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은 우유를 곁들인 블랙 티와 함께 목적 없는 글을 쓰는 고요한 아침. 남보다 조금 느린 속도로 살아가길 바라는 유킴의 취향 리스트는 생의 감각을 깨우는 것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오스마 할빌라티(Osma Harvilahti)
피사체에 대한 관심과 상상력이 느껴지는 오스마의 사진을 접한 후 처음으로 사진가의 시선이 궁금해졌다. 런던에서 포토그래퍼와 모델로 처음 인연을 맺은 후 나에게 꾸준한 영감을 선사해 주는 소중한 친구이기도.
온러닝 운동화
이 운동화를 신으면 뭐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점프와 버피 등 고강도 운동을 즐겨 하는 나에게 언제나 최고의 능률을 선사해 주는 든든한 러닝메이트. 발 전체를 꽉 조이는 느낌이 일품이다.
썽봉(100Bon)의 향수 ‘오르떼 앤드 진저’
간결한 보틀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프랑스 비건 니치 향수. 갈바넘과 삼나무처럼 흙과 나무 냄새가 느껴지는 향을 좋아하는데, 여기에 달콤한 향기가 은은하게 더해져 한층 매력적이다.
@aaarchivist
화제의 이미지와 놀라운 창작물, 유명 인사들의 희귀한 사진과 시대를 강타한 ‘짤’까지, 시선을 사로잡는 온갖 이미지를 모아놓은 기록 계정. 이미지를 배열하고 큐레이팅하는 방식이 독특하고 재미있다.
애플뮤직 플레이리스트 ‘Love song’
올드스쿨, 힙합, 소울, 재즈를 아우르는 내 음악 취향의 결정체. 어느덧 시리즈 13편까지 업로드한 상태다. 가장 꾸준히 재생하는 편은 90년대 재즈 힙합의 제왕 큐팁의 ‘Life is better’로 시작하는 ‘Love song 4’.
드리스 반 노튼
색과 패턴, 소재와 실루엣을 조합하는 창의적인 방식으로 패션을 공부하기 시작한 스무 살의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브랜드. 은근 스타일링하기 까다로워 입을 때마다 도전의식이 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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