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관계는 사회 제도가 다른 국가간 평화 공존의 롤 모델"

2022. 7. 19.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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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수교 30주년 기념 한중우호포럼 참석자들이 1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서로의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아량과 지혜를 염두에 두고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한승수 전 국무총리). "한·중 양국은 사회적인 제도가 다른 국가 간의 평화공존의 롤모델이 됐다"(리자오싱 전 중국 외교부장).

오는 8월 수교 30년을 맞는 한·중이 30년간 교류의 역사를 뒤돌아보고 미래를 논의하는 '한·중우호포럼'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렸다. '한·중 문화융합산업과 투자 협력의 미래'를 주제로 한 이번 행사는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사업준비위원회(상임위원장 노재헌)와, 연세·차하얼연구소(공동대표 장충의), 이데일리TV(대표 이익원)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리자오싱(李肇星) 전 중국 외교부장은 영상으로 진행한 기조연설에서 "중국과 한국은 지리적 근접성, 인적인 친밀감, 문화적 유사성이라는 선천적인 장점과 후천적 노력으로 거대한 잠재력을 지닌 전략적 협력 파트너가 됐다"며 "상호존중과 협력에 초점을 맞추고 평화와 개방적 포용을 위해 노력한다면 한·중 관계는 반드시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승수 전 국무총리는 "19세기 공업 국가들이 정교한 무기를 앞세워 식민주의(Colonialism)를 강행했던 것과, 정반대로 한·중 양국은 디지털 사회의 발전과 전세계의 평화·번영을 촉진하는 '식화주의'(植和主義) 확립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며 "한·중 관계의 새로운 30년은 중년기의 왕성하고 성숙한 관계, 서로 공생·공영하여 인류 발전을 함께 이끌어 나가는 새 시대 목린(睦隣)의 우호 관계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선 한·중 관계에서 문화를 중심으로 하는 교류의 중요성과 앞으로 가야할 길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기조 발표에 나선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는 "문화를 통해 아시아가 세계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한국과 중국이 자유롭게 교류해 더 좋고 가치 있는 세계적인 콘텐트를 만들어 동북아가 세계 문화를 선도하는 시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개회사에서 "한·중 양국은 위기이자 기회로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세계 경제 침체의 파고를 함께 넘어야 할 중요한 파트너"라며 "우호 협력 30년의 역사가 갖는 의미는 시간의 개념을 넘어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긍정적 유산"이라고 했다.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는 축사에서 "코로나19와 자연재해 등 재난 앞에서 양국 국민이 서로를 돕고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며 "한·중 양국이 인류 공동의 가치와 다자주의를 견지하며 국제 질서를 확고히 유지한다면 격변하는 세계정세의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새로운 위기를 함께 극복하기 위한 연대가 필요하며 동시에 (한·중) 양국의 미래세대를 위한 새로운 30년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한반도 이슈 뿐만 아니라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대응, 기후변화, 경제통상 분야 등에서 더욱 긴밀하게 협력할 것"을 주문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도 한·중 상호 존중과 협력의 정신을 강조했다. 박 장관은 축사에서 "팬데믹, 기후변화, 공급망 등 어느 한 국가도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글로벌 공동과제가 부상하고 있다"며 "(한·중 관계도) 상호 존중과 협력의 정신에 기초해 평등하게 협력하는 가운데보다 건강하고 성숙하게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한중관계미래발전위원회 위원장)은 "1992년 8월 24일 냉전이라는 난관을 이겨내고 이룩해낸 한·중 수교 상황을 반추해보며 양국의 지속가능한 협력 모델, 교류 모델을 구축해나가야 한다"며 "이런 모델을 형성한다면 선순환적으로 한·중 관계 발전의 기본 방향은 상호 이해와 우호관계로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포럼 사회를 맡은 노재헌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사업준비위원회 상임위원장은 "미래 지향적인 한·중 관계를 위해 각자의 이익을 넘어서 공동의 가치를 함께 창출하는 협력이 필요한 시기"라며 "아시아 공동의 문화자산을 기초로 각자의 장점을 아울러서 단순한 교류를 넘어서는 문화를 공동으로 창조하는 방향으로 양국의 협력을 넓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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