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더' 권성동·장제원 갈등 더 커질라..여당내 우려 분출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와 장제원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마친 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에서 대표적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권성동 대표 대행과 장제원 의원의 갈등이 깊어지자 여권 곳곳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먼저 지난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원희룡 국토부장관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원 장관은 1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여당 내홍도 한몫 하고 있다’는 진행자의 말에 “맞다고 생각한다. (권성동·장제원) 두 분 다 막중한 책임과 실제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방법론의 차이 같은 것은 가급적이면 내부토론으로 해달라”고 말했다.

원 장관은 “(갈등이) 외부적으로 나오는 것도 그 자체를 너무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내부 싸움은) 아무래도 문 닫아걸고 하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3선의 김태호 의원도 페이스북에 “대선 승리 일등공신이 자신이라는 생각들부터 버려야 한다”며 “정권교체 민심 덕분에 가까스로 승리했는데, 일등공신이 어디 있냐. 당내 권력 갈등도 서로 공을 다투는 데서 시작된다”고 적었다. 권 대행과 장 의원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김 의원은 ‘권력 갈등’, ‘부질없는 공치사’ 등의 표현으로 윤석열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두 사람의 갈등을 겨냥했다. 김 의원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민생을 세심히 살피는 국정으로 국민에 무한 보은할 때”라고 강조했다.

5선의 정우택 의원도 이날 라디오에 나와 “지금 민생도 어렵고 당도 어려운 판인데, 윤핵관을 대표하는 두 사람 갈등이 우리 국민들에게는 마땅치 않게 들릴 것”이라며 “(두 사람은) 조금 더 언급을 자제하고, 또 무슨 문제가 있으면 언론보다는 내밀히 둘이 충분히 논의하면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용태 청년 최고위원도 라디오에서 “대전제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싸워야 된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윤핵관 갈등에) 그런 전제가 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고, 많은 국민께서 아쉽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오른쪽)과 장제원 의원. 사진은 두 사람이 지난 6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220627

이런 기류속에서 이날 권 대행과 장 의원은 서로에 대한 발언은 자제했다. 오히려 장 의원은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에 대해 더 이상 논란이 커지는 게 옳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장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미 당 기조국의 유권해석과 의원총회를 거친 문제라 자꾸 문제제기가 이어지는 건 불필요하다”면서 김기현 의원 등 일부 당권주자들이 제기하는 ‘조기 전당대회’ 주장을 일축했다. 권 대행 체제를 일단 인정하면서 갈등 상황을 수습하려는 제스처를 취한 것이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