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천명 21년만에 'KF-21' 날아올랐다..30분간 최초 비행 성공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가 19일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1년 3월 20일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늦어도 2015년까지 최신예 국산 전투기를 개발하겠다”고 천명한 뒤 21년 만이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KF-21 시제 1호기는 이날 오후 3시 40분쯤 경남 사천에 있는 개발업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인근의 공군 제3훈련비행단 활주로에서 이륙했다. KF-21은 이륙 후 33분간 날면서 기본적인 기체 성능을 확인했다. 첫 비행은 공군의 안준현 소령이 맡았다.
KF-21이 시험 비행에 성공하면서 한국은 첨단 초음속 전투기 개발 국가에 성큼 다가서게 된다.
다만, 이날 첫 비행이기 때문에 음속(시속 1235㎞)을 넘지 않은 시속 약 400㎞ 정도로 상공을 돌아다녔다. KF-21의 최고 속도는 마하 1.81(시속 2235㎞)로 설계됐다.
KF-21은 길이 16.9m, 높이 4.7m, 폭 11.2m다. 항속거리는 2900㎞다. 공대공과 공대지 무장을 탑재할 수 있으며, 국산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가 실렸다. 또 스텔스 전투기에 준하는 저피탐성 기능을 갖추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연구ㆍ개발에만 8조 8000억원이 들어가, ‘단군 이래 최대의 무기개발 사업’으로 불린다.
이날을 시작으로 KF-21은 2026년까지 2000 소티(비행횟수) 넘는 시험비행을 마친 뒤 생산에 들어간다. 2032년까지 KF-21 120대가 영공을 지킬 계획이다.
방사청은 당초 이날 오전 시험비행을 하려다 기상과 시계(視界)를 고려해 오후로 시간을 조정했다. 시험비행은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비행장 근처에는 오전부터 유튜버와 동호인이 몰려들었다.
‘한국형 전투기(KF-X)’라고 불리는 국산 전투기 사업은 이날 첫 비행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착수된 사업은 2008년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인도네시아가 2010년 공동으로 참여하기로 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정부는 2011년 KF-X의 탐색개발을 결정했다. 탐색개발은 실제 사업에 들어가는 기술을 확인하고 기본설계를 해 보는 과정이다. 그러나 이번엔 엔진을 하나로 다냐, 두 개로 다냐를 놓고 의견이 갈렸다. 공군은 미래 확장성과 작전적 효율성을 이유로 쌍발 엔진을 주장한 반면, KAI는 향후 수출 가능성과 비용을 내세워 단발 엔진을 밀었다.
결국 합동참모본부는 쌍발 엔진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미국이 핵심 장비의 기술 이전을 할 수 없다고 통보하면서 KF-X 개발은 또 다른 난관을 만났다.
방위사업청은 자체 개발로 방향을 틀었고, 2015년 12월 KAI와 체계개발 본계약을 체결한 뒤 이듬해 1월 사업에 착수했다. 그리고 지난해 4월 9일 시제 1호기 출고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KF-21 보라매’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그러나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가 분담금 의무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게 숙제다. 인도네시아는 예산이 부족하다며 8000억원 넘게 미납하고 있다. 그러면서 프랑스제 전투기 라팔과 미국제 F-15 EX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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