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 원인? 알면 다 잘하겠지" 尹 발언에 野 발칵
“(지지율 하락) 원인은 언론이 잘 알지 않나. 그 원인을 잘 알면 어느 정부나 잘 해결했겠죠.”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한 이 발언을 두고 야권은 발칵 뒤집어졌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시간 여 만에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은 정말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알지 못하나. 잘못된 국정운영에 대한 불신과 실망이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의 국민을 대하는 태도가 참으로 오만하고 무례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사적(私的) 채용’ 논란에 대한 답변을 피하며 34초만에 끝난 도어스테핑을 거론하며 “도어스테핑인지 출근 도장만 찍겠다는 ‘도어스탬프’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라며 “자신에게 불리하다 싶으면 들어도 못 들은 척 회피하는 것이 윤석열식 소통인가”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대통령실의 거듭된 사적 채용 논란과 이에 대한 오만한 태도를 정국 반전의 계기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권성동 원내대표의 지인 아들이 1000만원 후원금을 내고 채용됐는데, 여권에선 ‘뭐가 문제냐’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정권을 오만하고 고집불통이라고 느끼기 시작한 만큼, 민주당이 낮은 자세로 민생에 집중하면 다시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전략은 최근 바뀐 민주당 원내대표 회의실 백드롭(뒷 걸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백드롭엔 “윤석열 정부, 민생은 나몰라라. 인사는 내맘대로”라는 문구와 함께 파란 글씨로 “딱 바로 잡겠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이 역시 윤 대통령의 ‘독선’과 ‘오만’을 정조준한 것이라고 당 관계자는 전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에는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대통령실 인사 논란과 전 정권 보복 수사 움직임을 규탄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모두 발언에서 “(대통령실이) 기준과 원칙이 없는 사적 채용의 정실 인사로 가득 차 있다”며 “대통령실에 썩은 내가 진동한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도 여권의 ‘탈북어부 북송’ 사건에 대한 공세를 언급하며 “인사 문란을 안보 문란으로 돌려막겠다는, 정권의 오만과 독선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인사문란 국정조사’, ‘안보문란 규탄한다’고 적힌 손 팻말을 들고 “인사문란 국정조사 수용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민주당의 재선 의원은 “원구성이 안 돼 그저 대통령실의 언론 플레이와 검경 수사만 쳐다봐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대통령실이 후원금 낸 사람을 채용하는 등 인사 물의를 일으켜 숨통이 트인 측면이 있다”며 “머지 않아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25일~27일 열리는 대정부 질문을 통해 대통령실 인사 논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갈 방침이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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