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에도 'R의 공포' 엄습..그래도 신차급·SUV·LPG는 무풍지대

강병철 2022. 7. 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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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초 서울 장안평 중고차 매매 단지의 모습. R의 공포가 현실로 다가오자 중고차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뉴스1]


‘R(경기 침체)의 공포’가 현실로 다가오자 중고차 시장에서 찬바람이 불고 있다. 그렇지만 신차 출고 지연의 장기화로 대기가 필요 없는 ‘신차급 중고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액화석유가스(LPG)차량은 사실상 무풍지대다. 신차급 중고차는 출고 1년 이내 차량으로 주행거리가 최대 1만㎞대인 매물을 뜻한다.


출고 1년 이내 중고차 대기 없어 인기


제조사 보증기간이 아직 남아 있고, 출고 대기 없이 바로 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SUV(RV 포함)는 여름 휴가철 수요가 많고, LPG차는 휘발유·경유 차보다 유류비가 낮아 중고차 시세가 안정을 보이고 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19일 자동차거래 플랫폼 케이카의 7월 중고차 시세에 따르면 올해와 지난해 출고된 차량 중 국산의 66%, 수입의 53%가 이번달에도 지난달의 시세를 유지했다. 특히 올해 출고된 신차급 중고차의 77%(국산 78%, 수입 74%)가 지난달 시세와 차이가 거의 없었다. 중고차 시장의 주력 차령(3~7년)에 해당하는 2016~2020년 차량 중 절반 가까이(약 49%)가 지난달보다 값이 내려간 것과 비교된다.


신차급 중고차 7월까지 수요 증가


신차급 중고차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던 올 2분기와 비슷한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중고차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올 2분기 신차급 중고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했다.
올해 출고된 제네시스 G80의 7월 중고차 시세는 지난달보다 상승했다, [사진 제네시스]


이민구 케이카 수석애널리스트는 “전체적인 중고차 시장 분위기가 하락세인 상황”이라면서도 “반도체 등 자동차 부품 공급난으로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길어져 인기 차종을 중심으로 신차급 중고차의 감가 방어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출고된 제네시스 G80의 이번 달 중고차 시세는 지난달보다 0.5% 상승했고, BMW 5시리즈는 그대로다.

올해 출고된 BMW 5시리즈의 7월 중고차 시세는 전달과 동일하다. [사진 BMW코리아]


신차급 중고차는 가격이 내렸어도 하락 폭은 적은 편이다. 올해 출고된 기아 카니발(4세대)의 경우 지난달보다 0.2% 떨어졌으나, 지난해 출고된 차(0.5% 하락)나 2020년식(1.4% 하락)과 비교하면 시세 하락 폭이 양호한 편이다.

최재선 오토플러스 상무는 “출고 적체에 지친 소비자들이 바로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는 중고차를 대안으로 보고 있다”며 “신차 품귀 현상의 장기화로 신차급 중고차의 인기는 한동안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쌍용자동차 렉스턴 중고차의 7월 최고 거래 가격은 전달보다 올랐다. [연합뉴스]


차종별로 봤을 때 SUV와 LPG차량의 가격 방어가 눈에 띈다. 자동차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의 차종별 7월 중고차 시세에 따르면 국산차의 평균 시세는 전월 대비 평균 1.3% 하락한 가운데 중형·준대형 세단의 감가 폭이 컸다. 반면 휴가철 수요를 노린 SUV(RV 포함)는 가격이 내렸어도 하락 폭이 크지 않았다. 심지어 쌍용자동차 렉스턴(G4)은 최고 거래 가격이 전달보다 2.7% 올랐다.

포르쎼 카이엔의 7월 중고차 시세는 전달보다 오히려 올랐다. [사진 포르셰코리아]


기아 카니발과 쏘렌토의 최고 거래가는 소폭 하락했으나, 최저가는 각각 1.1%, 2.9% 상승했다. 수입차도 전반적으로 1% 정도 시세가 하락한 경향을 보였지만, SUV인 포르셰 카이엔의 경우 전달보다 최고 거래가는 4.3%, 최저가는 3.9% 오히려 올랐다.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현대자동차 아반떼 LPi 2020년식의 중고차 잔존가치는 98%를 기록했다. [사진 현대자동차]


LPG차량의 잔존 가치(신차 가격 대비 중고차 가격) 방어도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 무사고 기준으로 엔카에 등록된 2020년식 6종이 80% 후반에서 90% 중반대의 높은 잔존 가치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차 아반떼 LPi(CN7)는 98%를 기록했다. 엔카닷컴 관계자는 “여전히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높은 상태에서 LPG차량에 대한 관심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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