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동자의 절규 "쓰레기 처리한다고 사람까지 쓰레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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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말, 유장열씨는 고용승계 면접을 준비하던 중 우연히 문건을 발견했다.
자신이 근무해온 천안시 하수슬러지 자원화처리시설의 민간위탁관리대행사가 새로 바뀌기 전, 현장운영소장 A씨가 작성한 자료였다.
당시 그는 유장열씨와 함께 면접에서 탈락한 뒤 천안시에 항의, 고용이 승계됐지만 새 회사는 유씨를 포함, 60세가 넘은 현장노동자들을 모두 계약만료로 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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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희 기자]
▲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19일 공개한 천안시 하수슬러지 자원화처리 시설 블랙리스트. 민간관리위탁대행사 관계자가 작성한 이 서류에 등장한 유장열씨 등은 도급업체가 바뀌는 과정에서 면접에서 탈락했다가 노조의 도움을 받아 고용승계됐다. 하지만 업체는 몇 달 뒤 '60세 정년'을 내세워 유씨를 해고했다. |
ⓒ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 |
- "원만한 인간관계 형성이 잘 안됨. 그러나 사람은 온순하고 지시에 잘 따름."
- "앞에서는 이것저것 잘하고 있다고 하나 깊숙이 들여다보면 하는 게 없음."
- "겉과 속이 다름."
19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 선 유씨는 "60년을 살아오면서 뉴스에서나 보던 블랙리스트를 처음 봤다"며 "그 블랙리스트 안에 내 이름과 나를 평가한 내용이 들어있는 걸 본 순간 두려움에 다리가 후들거렸고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솔직히 무섭고 두려웠다"고 말했다. 이후 블랙리스트는 실제로 '작동'했고, 그는 면접에서 탈락한다. 이후 유씨는 노조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재합격한 뒤에도 고작 7개월 만에 '정년해고' 당했다.
유씨와 함께 일해온 손성근 전국환경노동조합 손성근 지부장은 "이 블랙리스트는 직전 운영소장 A씨가 작성한 것"이라며 "(노조가) 그의 산업재해 은폐를 지적한 부분에 악감정을 갖고 악의적으로 만들었다"고 부연설명했다. 당시 그는 유장열씨와 함께 면접에서 탈락한 뒤 천안시에 항의, 고용이 승계됐지만 새 회사는 유씨를 포함, 60세가 넘은 현장노동자들을 모두 계약만료로 해고했다.
▲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이 공개한 천안시 하수슬러지 자원화처리시설 노동자들의 작업 현장. 이곳은 인분과 생활하수 등에서 발생한 하수의 슬러지를 모아 건조, 숯으로 만들어 화력발전소에 납품하는 곳으로 노동자들은 악취와 고열에 노출된 채 일하고 있다. |
ⓒ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 |
"천안시 하수슬러지 자원화처리시설은 별도의 사무공간도 없고 식당도 없습니다. 변변한 복지시설 하나 없습니다. 악취가 너무 심하고 분진도 많이 나는 곳입니다. 이런 열악한 현장에서 일해온 현장노동자들은 이제 갈 곳이 없습니다. 천안시의 가장 낮은 곳에서, 천안시민이 버린 하수슬러지를 숯으로 만들어 세 수입에 일조했던 우리 노동자들은 묵묵히 일한 죄밖에 없습니다."
김태헌 전국환경노동조합 위원장은 이번 사건이 "천안시의 묵인 및 비호 아래 발생한 사건"이라며 "블랙리스트를 활용한 SK에코플랜트 자회사 환경시설관리주식회사와 공동도급사의 불법행위를 천안시에 알리고 시장 면담을 요청했지만 시장은 회사를 변호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국의 수많은 환경기초시설은 대부분 장년층과 고령자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혐오시설'이기 때문"이라며 "천안시는 시설 관리대행 계약을 해지하고, 직영을 해야 옳다"고 주장했다.
"박상돈 천안시장님, 쓰레기를 처리한다고 사람까지 쓰레기는 아닙니다!"
▲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19일 천안시 하수슬러지 자원화처리시설 관련 노동자들과 함께 도급사의 '블랙리스트' 작성 및 운영을 폭로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와 천안시가 대책을 마련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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