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사건' 피해자, 119 출동 당시 호흡 있었다..1시간 넘게 방치 후 사망

가해자 도주 않고 119 신고했다면 피해자 살렸을 수도
"어두운 새벽 대학 캠퍼스 안이라 발견 늦어져"

인하대 캠퍼스 내에서 동급생을 성폭행한 뒤 건물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1학년 남학생 B씨(20)가 지난 17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학교 캠퍼스 내에서 또래 남학생으로부터 성폭행당한 피해자가 건물에서 추락한 후 1시간 넘게 방치됐다가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당시 용의자는 119 등에 신고 조치 없이 집으로 도주했다.

19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행인의 신고로 119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피해자 A씨는 호흡과 맥박이 뛰고 있는 상태였다. A씨는 병원에서 치료 중 숨졌다.

경찰은 A씨의 추락 시간대를 지난 15일 오전 1시30분에서 오전 3시49분 사이로 보고 있다.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한 결과 오전 1시30분 용의자 B씨(20)가 A씨를 부축해 해당 건물에 들어갔고, 이후 오전 3시49분 A씨는 피를 흘린 채 건물 인근 바닥에 쓰러져 있는 상태로 행인에게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추락한 뒤 1시간 넘게 혼자 건물 앞에 쓰러진 채 방치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확한 추락 시점이 언제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사건 당시가 어두운 새벽인데다 행인이 많이 다니지 않는 캠퍼스 안이어서 발견 시점이 늦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추락 직후 B씨가 집으로 도주하지 않고 119에 신고했다면 A씨를 살릴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는 A씨가 더 높은 형을 받는 양형 참작 사유가 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박사는 전날 YTN 인터뷰에서 A씨의 추락이 우발적인 사고라면 B씨가 신고를 했어야 한다며 "더 화가 나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