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인구↓, 졸업‧취업기간↑..부모세대 '허리 휜다'

정진호 2022. 7. 1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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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제 지방 국립대를 졸업한 장모(30)씨는 대학 졸업 2년이 지났지만 아직 취업을 못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대학에 들어갔지만, 졸업까지만 8년이 걸렸다. 군대에 가고, 전문직 시험을 준비하기 위한 휴학 등으로 대학생활이 길어진 탓이다. 그는 몇 차례 불합격 끝에 최근 사기업으로 취업 희망진로를 바꿨고, ‘취준생’ 기간만 늘었다.

19일 발표된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대학 입학부터 첫 취업까지 걸리는 기간이 역대 최대로 늘었다. 지난 5월 기준 청년층(15~29세)의 고용실태를 보여주는 조사로 연 한 차례 발표되는 통계다. 전체 청년 인구와 청년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저로 줄었는데 취업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부모 세대의 자녀 부양 기간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년 인구비중 19%까지 감소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5월 기준 청년 인구는 859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만4000명(2.3%) 감소했다. 청년층 인구가 15세 이상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다. 지난해 처음으로 20% 밑으로 떨어진 이후 그보다도 더 하락했다. 청년은 노동시장 활력을 불어넣어 한국경제의 역동성과도 직결된다. 청년인구 비중은 2000년대 초반까지 30%대를 유지했다. 이후 매년 감소하다가 19%까지 주저앉았다.

대입부터 취업까지 5년 2.5개월


청년 대학졸업자가 입학부터 졸업까지 소요되는 기간은 평균 4년 3.7개월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0.3개월 증가했다. 남자는 평균 5년10개월, 여자는 평균 3년9개월의 시간이 소요됐다. 역대 최장기간이다. 4년제 대학을 기준으로 하면 졸업까지 평균 5년 1.7개월이 걸렸다. 휴학은 남성의 입대를 제외하면 대부분 취업 준비 때문이다.

김경희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남자는 병역의무, 여자는 취업 자격증 시험 준비로 휴학을 하고 있다”며 “또 남성이 병역 외에도 추가 휴학을 하다 보니 졸업 소요기간이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긴 기간을 거쳐 졸업한다 해도 취업까지도 긴 기간이 필요했다. 임금 근로를 기준으로 청년층이 졸업 후 첫 일자리를 잡기까지 평균 10.8개월이 걸렸다. 지난해 5월(10.1개월)보다 0.7개월 늘었다. 30세 미만 취업자로 통계 낸 것이다. 20~34세까지 넓혀 첫 취업까지 평균 소요기간을 보면 1년 0.6개월로 이보다 길다. 장기 미취업자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대학 졸업 소요기간과 첫 취업까지의 기간을 더하면 평균 5년 2.5개월에 달한다. 그마저도 취업 유경험자의 67.9%는 첫 월급이 200만원에 못 미쳤다. 첫 취업까지 걸리는 기간이 전반적으로 길어진 만큼 부모 세대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녀가 경제활동을 시작하기까지 사실상 부양을 해야 하는 구조 때문이다.


공시생 1년 전보다 6.9만명 감소


한편 지난해엔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전 세대의 고용이 줄어들었던 만큼 올해 청년 취업률은 증가했다. 청년층 경제활동 참가율은 51.5%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포인트 상승했다. 청년 취업자는 410만4000명으로, 같은 기간 19만6000명이 늘었고, 실업률은 7.2%로 2.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청년드림 JOB콘서트'를 찾은 청년 구직자들이 채용 취업 컨설팅을 받고 있다. 뉴스1
청년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시험 준비자 비율은 16.9%로 떨어졌다. 특히 일반직공무원 시험을 공부하는 준비생이 줄어 사그라든 ‘공시생 열풍’이 통계로 증명됐다. 공시생은 지난 5월 21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27만9000명)보다 6만9000명이 감소했다. 공시생이 전체 취업시험 준비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2.4%에서 29.9%로 감소했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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