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옐런, 韓 배터리 중심서 '프렌드쇼어링' 강조.."자원 무기화 中 막아야"(종합)

정동훈 2022. 7. 1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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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美재무 "동맹 간 '프렌드쇼어링'으로 인플레 막아야"
中 자원 무기화 겨냥 "지배적 지위 확보 견제"
신학철 부회장 "배터리 공급망 미국 현지화에 110억달러 투자"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한국을 방문 중인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LG화학의 핵심 배터리 연구센터를 찾아 한미의 공급망 구축을 강조했다. 특히 리튬·니켈 등 배터리 핵심 소재를 무기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중국을 겨냥한 강도 높은 발언도 나왔다.

옐런 장관은 19일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를 찾아 "미국이 공급망 취약성을 혼자 해결할 수는 없다"고 전제한 뒤 "미국이 국내 투자 역량을 증대하더라도 파트너들의 도움없이 핵심 부품·제품을 확보할 수 없으며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통해 공급망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분의 혁신 노력이 한국 경제의 활력을 의미한다"며 "여러분의 창의력과 기초과학에 대한 의지가 한국의 생산적 경제를 달성하는 동력"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반도체와 배터리 등 한국의 미국 투자가 지속해서 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이런 경제 관계가 더 돈독해지면서 세계 경제가 더 탄력받고 건강해진다"고 말했다.

한국과 프렌드쇼어링…"'독단적 중국', 지배적 지위 막고자 한다"

특히 한국과의 협력에 있어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을 강조했다. 프렌드쇼어링은 우방국가 간 공급망 구축을 말한다. 옐런 장관은 "한국은 반도체와 배터리 등 핵심 부품 생산하는 공급망의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양국이 협력을 통해 (공급망의) 병목 현상을 해결하고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을 거론하면서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 도입 필요성도 제기했다.

옐런 장관은 아울러 "경제 회복력과 성장, 공급망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며 "파트너와 동맹국 간에 을 도입하고. 더 굳건한 경제 성장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프렌드쇼어링에 대해 "관계를 강화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를 통해 한국과 미국의 가정을 물가 인상으로부터 보호하고, 지정학적·경제학적 리스크를 관리하며, 제품 생산은 원활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옐런 장관은 "공급망을 더 강화하기 위해 주요 우방과 경제 협력을 굳건히 해야 하고, 여기에는 한국도 포함된다"며 "집중할 핵심 국가들에 더 집중해야 한다. 미국은 세계에서 뒤로 물러날 계획은 없다"고 단언했다.

특히 중국에 대해서는 "특정 재료와 물질의 제조 환경에서 지배적 힘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불합리한 시장 질서를 도입하고 있다"며 "공급망에서 특정 세력·국가에 지배적 권한이 넘어가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과 같은 독단적 국가들이 특정 제품과 물질에 대해 독단적으로 지배적 지위를 확보하는 것을 막고자 한다"며 "미국과 한국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을 만들고자 하는 공통적 목표를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 연설을 마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반도체 이어 배터리도 공급망 핵심…"미국 내 투자로 건강한 공급망 구축하자"

옐런 장관이 이번 방한 기간 찾은 한국 기업은 LG화학이 유일하다. 한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무역 갈등 속에 공급망 동맹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분야의 협력은 보다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LG화학은 배터리 양극재와 분리막 분야를 비롯해 글로벌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도약하고 있다. 배터리업계에서 글로벌 1위를 다투는 LG에너지솔루션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옐런 장관의 이번 방문도 한미의 배터리 동맹을 굳건히 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옐런 장관은 "공급망 위기로 소비자 물가가 올라가고 한미의 시민들이 모두 고통을 받고 있다"며 "이러한 글로벌 경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더욱 공급망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반도체, 배터리 등 산업 분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학철 부회장도 인사말을 통해 "미국에서의 연구개발, 배터리 공장 설립을 통해 LG는 2차전지 산업의 가능성과 미래를 확신할 수 있었다"며 "현재 LG화학은 세계 최고의 종합 전지 소재회사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의 협력을 통해 전지 소재 사업과 배터리 산업이 확산되고 혁신될 수 있다고 믿는다 "고 말했다.

이날 옐런 장관은 신 부회장에게 배터리 충전에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등을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를 한번 충전하면 얼마나 운행 가능한지, 배터리를 재활용하면 얼마나 사용 가능한지 등도 질문했다.

LG화학은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지난해 12월 600억원을 투자해 북미 최대 규모의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라이사이클(Li-Cycle)의 지분 2.6%를 확보하고 배터리 핵심 소재인 황산니켈을 10년 동안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다. LG에너지솔루션도 급속도로 성장하는 북미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함께 캐나다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하고, 미국 내 배터리 단독공장도 추가로 짓기로 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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