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 다시 늘어도..봉쇄·마스크 의무화 없는 美·유럽, 왜

임선영 2022. 7. 1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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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지만, 방역 조치는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지 않는 모습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기준 전 세계의 최근 7일 평균 코로나19 하루 확진자는 93만7053명으로, 2주 전보다 21% 증가했다.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5와 BA.4가 전 세계적인 우세종이 된 영향이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서 한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길을 걷고 있다. AFP=연합뉴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만 마스크 의무 검토


미국의 최근 7일 평균 하루 확진자는 12만6454명, 하루 입원 환자는 4만1137명으로, 2주 전보다 각각 20% 증가했다.

그러나 NYT는 이날 대부분의 주(州)·지방정부 공중 보건 당국은 '조용한 경고'만 할 뿐, 마스크 의무 착용 부활과 같은 방역 조치 재도입은 보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 감염자가 다시 급증했을 당시 일부 주·지방정부들이 마스크 의무 착용 등을 재도입했던 것과 다른 분위기다.

우선 코로나19 대유행이 3년차에 접어들면서 방역 강화 조치에 대한 높은 피로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시카고시 보건 책임자는 NYT에 "코로나19가 주민들의 삶을 통제하도록 둘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주 킹 카운티의 제프리 두친 보건국장은 "대중이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쓰는 게 더 낫다"며 "사람들에게 '이거 하라, 저거 하라'고 강요하는 의무화 조치를 무한하게 내릴 순 없다"고 밝혔다. 루이지애나주 보건 책임자는 "현재 (확산) 상황이 우려스럽지만, 두려워할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NYT는 캘리포니아주의 카운티 58곳 중 56곳에서 코로나19가 높은 수준으로 번지고 있지만,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 재도입을 계획 중인 카운티는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한 곳 뿐이라고 전했다.

또 코로나19 확진자 과소 집계도 코로나19 대응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라고 매체는 지적했다. 자가 진단이 보편화되고, 진단을 아예 받지 않는 경우도 있어 미국의 실제 감염자는 집계의 7~10배나 된다는 추정이 나온다. 때문에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높지 않다는 의미다.


재확산 유럽, 독일만 '마스크 의무' 부활 검토


유럽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지만, 대다수의 국가들이 방역 강화에 나서지 않고 있다. 지난 18일 유럽의 하루 확진자는 40만2373명으로, 한 달 전 20만8575명과 비교해 93%나 증가했다. 최근 7일 평균 하루 확진자는 프랑스 9만5643명, 이탈리아 9만3521명, 독일 7만3214명, 영국 2만7273명 등으로 집계됐다. 미국과 같은 이유로 실제 감염자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란 분석이다.
프랑스에서 코로나19 진단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러나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유럽 국가들 중 독일이 유일하게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 부활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독일 당국도 봉쇄나 통행 제한 등의 조치는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프랑스와 영국은 마스크 착용을 권고할 뿐, 의무 조치는 도입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직면한 뉴질랜드는 기존의 마스크 의무 착용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하는 것 이외엔 과거와 같은 강력한 거리 두기로 복귀하지 않고 있다.

반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2일 "BA.5, BA.4의 영향으로 전 세계에서 감염자와 입원 환자, 사망자가 늘고 있다"며 "마스크 착용과 환기, 거리 두기를 계속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우리의 삶을 방해하게 해선 안 된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우리가 대처해야 하는 현실이란 걸 부정할 순 없다"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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