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알코올 맥주 매출 1816% 폭발, 그 뒤엔 '어다행다' 열풍

백일현 2022. 7. 19.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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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CU가 판매하고 있는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매출이 이달(1~18일) 들어 120.7% 상승했다. [사진 CU]


“뺄수록 잘 팔린다.”
무알코올이나 저칼로리, 글루텐(보리·밀 등 곡류에 들어있는 불용성 단백질) 프리 등 첨가물을 덜어낸 ‘로(Low) 푸드’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먹는 즐거움(Pleasure)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건강(Health)을 챙기려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건강을 즐겁게 관리한다는 뜻) 트렌드가 뚜렷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게다가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체중 관리를 하는 소비자들이 저열량 상품을 더 찾는다는 분석이다.


글루텐프리 판매량 3768% 뛰어


위메프는 지난 한 달간 ‘로 푸드’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수십 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제로칼로리 탄산음료의 판매량은 396% 늘었다. 카페인이 전혀 들어 있지 않은 ‘무카페인’ 제품 매출도 96% 증가했다. 커피 대체품으로 떠오른 ‘보리커피’는 589%, 콤부차는 221% 껑충 뛰었다.

인터넷에서도 구매할 수 있는 무알코올 맥주 매출은 1816% 급증했다. 간식류에서도 저칼로리 과자 매출이 635% 늘었다. 밀가루 없이 만든 제품을 뜻하는 글루텐프리의 판매량은 3768% 뛰었다.

유가공 제품에서도 로푸드가 강세를 보였다. 무염 버터와 무지방 우유의 판매량이 각각 30%, 114% 늘었다. 무가당 요거트도 78% 증가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석 달 만에 1300만 캔 판매도


‘로 푸드’ 트렌드에 발맞춰 신제품을 내놓았던 식품·편의점 업계도 성과가 좋아 화색이다. 농심에 따르면 지난 4월 출시한 제로칼로리 음료 ‘웰치제로’가 출시 석 달 만에 1300만 캔이 판매됐다.

농심 측은 “제로칼로리 탄산음료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과즙을 함유한 탄산음료의 시장 진출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에 주목해 신제품을 선보였다”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출시 세 달 만에 1300만 캔 판매를 넘어선 농심의 제로 칼로리 음료. [사진 농심]


편의점 CU가 지난 4월부터 판매하고 있는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라라스윗’ 역시 호실적을 보이고 있다. 5월에 전월 대비 매출 신장률이 56.6%였고, 지난달엔 72.4%로 꾸준히 늘었다. 그러더니 이달(1~18일) 들어선 120.7%로 수직으로 상승했다. 설탕 함유량이 일반 파인트 아이스크림 대비 20% 미만이고 칼로리 역시 100mL당 75㎉로 3분의 1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한 게 주효했다는 평이다.

오프라인 점포와 더불어 CU의 멤버십 앱인 포켓CU에서도 330㎉ 안팎의 저칼로리 아이스크림(스키니피그 파인트 아이스크림) 지난달 매출이 전월 대비 6배 늘었다. 신은지 BGF리테일 스낵식품팀 MD는 “저칼로리 아이스크림이 월간 판매량 톱 5에 들어가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런 추세는 다른 ‘로 푸드’ 제품에서도 비슷하다. CU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탄산음료 등 제로칼로리 음료의 매출이 직전 분기 대비 86.4% 올랐다.

제로칼로리 음료는 설탕 대신 스테비아·알룰로스·에리스리톨 등의 감미료로 단맛을 낸다. 이런 감미료는 설탕보다 수백 배의 강한 단맛을 내지만 당분이 아니어서 열량이 거의 없다.


“‘어다행다’ 트렌드로 인기 계속”


CU 측은 “저칼로리 제품 수요가 늘어난 것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가운데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체중 관리를 하는 사람들이 저열량 상품을 찾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올해는 파티·콘서트 등으로 외부 활동을 하는 인구가 늘고 있는 만큼 이러한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건강을 중시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중심으로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헬시 플레저에 이은 ‘어다행다’(어차피 다이어트할 거면 행복하게 다이어트하자)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로 푸드의 인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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