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국내 여행서도 양극화" 치솟는 여행경비에 '휴포족' 잇따라

김정완 2022. 7. 19.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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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로나19로 끊겼던 해외여행이 가능해지고 있지만, 고물가 여파로 항공권 등 여행 경비가 치솟아 해외여행은 포기하고 비교적 저렴한 국내 여행을 계획하거나 이마저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처음 맞이하는 여름휴가에 들떴던 직장인 신모씨(32)는 "코로나 기간 동안 너무 답답해서 꼭 해외여행을 가고 싶었는데 예전에 비해 항공권 가격이 너무 올랐더라"며 "올여름도 해외여행은 포기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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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길 열렸지만..비싸진 항공료에 "올해도 해외는 포기"
"국내도 부담" 제주·부산 등 여행지 물가 올라
"비싼 경비 턱턱..딴 세상 사는 것 같아" 푸념도
해외로의 하늘길이 열렸지만 해외여행은 물론 국내 여행 마저 포기하게 됐다는 이른바 '휴포족'이 나오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정완 기자] 최근 코로나19로 끊겼던 해외여행이 가능해지고 있지만, 고물가 여파로 항공권 등 여행 경비가 치솟아 해외여행은 포기하고 비교적 저렴한 국내 여행을 계획하거나 이마저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여행 계획을 포기한, 이른바 '휴포족(휴가 포기 하는 사람들)'들 사이에서는 치솟는 물가 속 휴가는 양극화의 영역이 됐다는 한탄도 나온다.

19일 통계청의 지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국제 항공료는 전년 동월 대비 21.4%, 국내 항공료는 19.5% 상승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1인 왕복 기준 150만~200만원이었던 미주·유럽 항공권은 지난 5월말 280만~380만원까지 올랐다. 비교적 항공료가 저렴해 여행지로 인기를 끌던 동남아 항공권도 코로나19 이전 50만원대에서 100만~115만원까지 올랐다.

전 세계적인 물가상승으로 체감되는 여행 경비는 더 커지게 됐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동월 대비 9.1% 상승해 지난 1981년 11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유로화 사용 19개국(유로존)의 6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8.6% 뛰어 지난 1997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국의 6월 CPI는 지난해 동기 대비 2.5% 상승해 23개월 만의 최고치에 달했다.

상황이 이런 탓에 해외로의 하늘길은 그립지만, 해외여행은 포기하게 됐다는 이들이 나온다.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처음 맞이하는 여름휴가에 들떴던 직장인 신모씨(32)는 "코로나 기간 동안 너무 답답해서 꼭 해외여행을 가고 싶었는데 예전에 비해 항공권 가격이 너무 올랐더라"며 "올여름도 해외여행은 포기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해외 쪽은 가격이 좀 진정되면 알아보려고 하고, 국내로 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7일 서울 시내 한 면세점이 한산하다. /문호남 기자 munonam@

그런가 하면 제주·부산 등 국내 주요 여행지 물가 역시 치솟아 국내 여행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도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단체여행비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1.4% 올랐으며, 동일 기간 승용차 임차료는 28.9%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8월 제주 여행을 계획했던 40대 회사원 김모씨는 "아이들까지 4명이다 보니 항공료만 100만원이 넘더라"며 "렌터카 가격도 만만치 않아 올해는 가까운 수영장이나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국내 여행객이 증가하면서 부산 등 주요 호텔 가격이 상승해 하룻밤 호텔 숙박비가 100만원을 넘기는 사례도 나왔다. 지난달 관광업계 등에 따르면 해운대·기장 등 부산 해안가에 있는 호텔들의 7월 성수기 최저가 바다 전망 객실의 비용은 하룻밤에 평균 80만원을 웃돌았으며, 각종 커뮤니티 시설 이용료를 포함하면 100만원을 웃도는 비용이 측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물가 상승에도 좋은 여행상품을 선점하기 위한 이른바 '예약 전쟁'도 벌어지고 있어 박탈감을 느끼는 이들도 나온다. 지난달 22일 종합 여행·여가 플랫폼 여기어때가 지난해와 올해 6월15일 기준 7월1일~8월31일까지 이용하는 상품의 예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년 대비 숙소 예약 거래액은 3.7배 증가했다. 예약도 숙소 이용 시점보다 52.3일 전에 완료돼 지난해보다 3.5일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휴가철을 집에서 보내기로 한 직장인 윤모씨(27)는 숙소 예약 플랫폼에 접속했다가 허탈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윤씨는 "들어가 보니 예상보다 가격이 너무 올랐는데도 성수기 보면 좋은 방들은 예약이 꽉 차 있다"며 "이젠 국내 여행에서도 양극화를 느끼게 됐다"고 푸념했다. 그는 "물가가 올랐다는데 비싼 경비 턱턱 내가며 잘만 다니는 사람들 보면 딴 세상에 사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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