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18년간 4배↑..월급 36년 모아야 내집 마련"

김은빈 2022. 7. 19.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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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지난 18년간 서울 아파트 가격이 평균 9억원 넘게 상승하면서 4배 가까이 올랐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2004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18년간 서울 시내 75개 아파트 단지 12만4000세대의 시세 변동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는 KB부동산 시세정보가 활용됐으며, 이들 아파트의 한 평(3.3㎡)당 가격 평균치를 시점별로 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30평 기준으로 2004년 3억4000만원이던 아파트 가격은 올해 5월 12억8000만원으로 약 3.8배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권별 임기 말 기준으로 보면 노무현 정부(2008년 1월) 때 5억2500만원으로 올랐고, 이명박 정부(2013년 1월) 때 4억9100만원로 하락했다.

박근혜 정부 때 다시 집값이 올라 2017년 5월 5억9900만원을 기록했고, 문재인 정부 임기 말인 올해 5월 12억7800만원으로 2배 넘게 뛰었다.

경실련은 "2010∼2014년 집값이 하락했던 시기는 분양가 상한제가 전면 시행되고, 강남·서초의 900만원대 반값아파트와 600만원대 토지임대 건물분양아파트가 공급됐을 때"라며 "반면 지난 5년 동안은 3기 신도시, 공공재개발 등 투기를 조장하는 공급 확대책이 발표될 때마다 아파트값이 상승했다"고 주장했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무분별한 규제 완화를 중단하고 공공 역할을 강화해 저렴한 공공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며 "선분양제 민간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를 전면 의무화하고, 후분양제 이행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또 노동자 평균 임금이 18년간 1900만원에서 3600만원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서울에서 아파트를 사는 데 걸리는 시간은 18년에서 36년으로 갑절이 됐다.

강남과 비강남 지역의 집값 차이도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004년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비강남 지역 아파트 가격은 30평 기준 각각 6억8000만원과 3억원으로, 3억8000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5월 기준 강남 3구는 26억1000만원, 비강남 지역은 11억원을 기록해 그 차이는 15억1000만원까지 벌어졌다.

경실련은 "정부는 무주택 서민들이 겪는 고통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집값을 최소한 5년 전 수준으로 되돌려야 한다"며 "지금의 일부 실거래가 위주 하락이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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