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유행 예상보다 빨랐다..정부 "내달 20만" 전문가 "이달 20만"

황수연 2022. 7. 1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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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한 주 만에 두 배로 불어나는 ‘더블링’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석 달 만에 다시 확진자가 7만명 넘게 나왔다. 이 속도라면 당장 내주에 10만명 안팎에 도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유행세를 주도하고 있는 BA.5의 검출률은 50%에 육박해 며칠 내로 우세종이 예상된다. 정부는 기존 예측치보다 정점을 높여 내달 중 환자가 최대 28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는데 전문가들은 정점이 이보다 크고 빠르게 올 가능성도 제기한다.


83일 만 다시 7만명대, BA.5 우세종 임박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환자는 7만3582명으로 집계됐다. 7만명을 넘긴 건 오미크론 대유행이 하강 국면에 있던 지난 4월 27일(7만6765명) 이후 83일 만이다. 신규 환자는 지난 4일부터 더블링이 이어지면서 급속도로 불고 있다.
1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구청 재난안전상황실에서 관계자들이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이날 신규 환자는 1주 전(12일, 3만7347명)의 2배, 2주 전(5일, 1만8136명)의 4배 수준이다. 현재 유행 규모를 키우는 건 전파력이 오미크론 변이보다 3배 이상 강한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5다. 이 변이의 검출률은 이달 둘째 주(7월 10~16일) 기준 52%(국내 검출률 47.2%)를 기록했다. BA.5는 5월 12일 첫 확인됐는데 두 달 만에 검출률이 50%를 돌파한 것이다. 정부는 우세종 기준을 국내 검출률 50% 이상으로 잡고 있는데, 곧 넘어설 것이 확실하다. 확진자 1명이 몇 명에게 감염시키는지를 나타내는 감염재생산지수는 최근 1.58로 전주(1.40)보다 올랐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내 기준으로 BA.5의 검출률이 50%에 근접해 있고, 해외 검출률은 50%를 넘은 상태”라며 “해외로부터의 유입이 지속해서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확진자 수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BA.5보다 전파력이 3배 높은 것으로 알려진 BA.2.75(켄타우로스) 변이까지 국내에 상륙하면서 확산세를 가속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BA.2.75가 본격적으로 퍼지면 쌍끌이 식으로 유행이 장기화할 수 있다. 이전보다 전파력과 면역회피력이 세진 변이가 동시 유행하는데 방역 강도는 훨씬 떨어졌고 면역까지 감소하는 시기라 피해가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당초 정부는 이르면 내달 중순이나 말경, 늦으면 9~10월 15만~20만명의 정점을 예상했었다. 그러나 이날 수정 전망치를 제시해 내달 중 10만명대로 환자가 나오고 8월 중순~말께 25만명(20만~28만명) 전후로 정점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대 위중증 환자는 적게는 800명에서 많게는 2000명까지 예측됐다. 사망자는 하루 최대 120∼140명까지로 전망됐다.

7만3천582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 83일 만에 최다를 기록한 19일 오전 서울 송파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최근의 더블링 추세가 이어지면 이론적으로는 당장 내주 신규 환자가 15만명 안팎, 2주 뒤엔 30만명에 달할 수도 있다. 정부 전망보다 확산 속도가 빠르고 규모도 클 수 있다는 얘기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다음주까지는 환자가 두 배 가까이 증가하는 더블링이 확실히 있을 것이고 그 다음주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라며 “이 속도로 증가하다가 증가 속도가 점차 감소하면서 8월 중순 하루 30만명 이상, 일평균으로는 23만~25만명 정도의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바이러스는 세졌는데 대응력이 느슨해졌고 경각심도 약화했다”며 “검사를 하지 않는 등 숨은 감염자 등을 실시간으로 반영하지 못하는 걸 고려하면 실제 환자는 더 많을 것”이라고 했다. 당장 이달 중 환자가 20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했다.

위중증, 사망 지표는 이제 막 악화하는 단계다. 19일 기준 위중증 환자는 91명으로 100명을 바라보는 수준까지 올랐다. 90명을 돌파한 건 지난달 16일(98명)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사망자는 12명으로 지난 7일부터 하루(12일, 7명) 빼고 연일 10명 이상씩 나오고 있다. 최근 주간 신규 위중증 환자는 71명, 사망자는 104명으로 전주보다 47.9%, 67.7% 각각 급증했다. 이제 막 재유행이 본격화한 만큼 환자 규모가 계속 불어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위중증, 사망자도 덩달아 늘 여지가 있다. 중환자, 준중환자 병상 가동률(18일 17시 기준)도 각 14.9%, 27.5%로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김우주 교수는 “병상 가동률이 50%씩 오른다. 환자 절대 규모가 커지면 요양병원 등에서의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최근 4주간 요양병원·시설에서 24건의 감염이 발생해 40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최근 100명 이상 집단감염 주요 발생 사례를 봐도 경남 안동 요양병원(274명), 경북 포항 요양병원(114명), 경북 청송 의료기관(258명), 경북 울진 요양병원(128명), 경북 구미 요양병원(118명) 등 취약 시설에 집중됐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는 없다고 공언했지만, 최근의 유행 상황을 반영해 병상과 취약 집단 방역 강화 등의 재유행 대책을 재정비해야 한단 목소리가 나온다. 김우주 교수는 “정부가 자율방역을 강조하지만, 사실상 각자도생하라는 것”이라며 “유행 때마다 젊은 층에서 고령자 순으로 전파돼 중환자와 사망자가 증가했던 만큼 요양시설 면회 제한 조치 등 고위험군 보호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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