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냐 中이냐..'반도체 딜레마' 빠진 尹정부

세종=이준형 2022. 7. 1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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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주도하는 '칩4'의 핵심은 중국 견제다.

칩4는 미국, 한국, 일본, 대만 등 4개국으로 구성된 반도체 동맹이다.

미국이 칩4 동맹국으로 메모리 반도체에 강한 한국과 비(非)메모리 반도체 최강자인 대만을 비롯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일본을 택한 이유다.

특히 중국은 한국 반도체 수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최대 수요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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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칩4' 검토 본격화..美 주도 반도체 동맹
일·대만 등 4개국으로 구성..中 견제 성격 강해
정부는 中 반발 우려..韓 반도체 수출 40% 차지
한중 통상마찰 가능성도..반도체 타격 불가피
삼성 반도체 공장 시찰하는 한미 정상 (평택=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지난 5월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 이재용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2022.5.20 je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미국이 주도하는 ‘칩4’의 핵심은 중국 견제다. 칩4는 미국, 한국, 일본, 대만 등 4개국으로 구성된 반도체 동맹이다. 중국의 ‘기술 굴기’를 억제하기 위해 우방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겠다는 미국의 의도가 그대로 담겨있다. 미국이 칩4 동맹국으로 메모리 반도체에 강한 한국과 비(非)메모리 반도체 최강자인 대만을 비롯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일본을 택한 이유다.

문제는 칩4 가입이 중국 반발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이미 공산당 기관지를 통해 한국의 칩4 합류에 대해 엄포를 놓은 상태다. 또 정부는 최근 미국이 주도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출범 멤버로 합류하며 중국 눈치를 보고 있다. IPEF는 인도·태평양 지역 경제 협력체로 미국이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구상했다.

이에 정부는 칩4 가입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 반발이 사드(THAAD) 사태와 같은 경제 보복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특히 중국은 한국 반도체 수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최대 수요처다. 또 지난해 대(對)중 수출액(1629억달러)에서 반도체 수출(502억달러) 비중은 약 31%에 이른다. 한중 통상 마찰이 빚어지면 한국 반도체 산업은 당장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핵심 생산거점도 중국에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중국 시안에 위치한 낸드플래시 공장에서 전체 낸드플래시의 약 40%를 생산한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 D램 공장에서 전체 D램의 약 50%를 만들고 있다.

다만 한국이 칩4에 합류하지 않으면 미국이 주도하는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이 반도체뿐만 아니라 산업 전 분야에서 우호국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구축하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원천기술 강국인 미국이 자국 기술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 국내 기업의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정부가 미국의 ‘기술’과 중국의 ‘시장’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기술을 택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산업연구원(KIET)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재 세계시장의 산업과 기술 동향을 보면 반도체 없이 지속적인 발전은 불가능하다”면서 “대중 수출이 중단돼도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나고 다른 국가에서 대체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산업연구원은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주요국의 탈(脫)중국화로 재편되는 생산기지가 대체 수요를 소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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