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병호 "난 총장이 마지막"..감사원 新적폐청산 의지
“사무총장이 내 마지막 보직이다. 난 2년 후에 나간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최근 감사원 참모들과 후배 직원들을 만나 선언하듯 한 말이다. 감사원 사무총장을 마친 뒤에도 다시 차관급인 감사위원으로 가는 경우가 있는데, 유 총장은 “나에겐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렇게 잘라 말했다고 한다.
감사원 내부에선 이런 유 총장의 발언을 두고 뒤숭숭한 내부 민심 다잡기용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유 총장이 감사원 악폐규명을 비롯해 ‘신(新)적폐청산’에 가까운 쇄신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에서 감사원 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서다. 감사원 관계자는 “사심 없이 능력 중심의 감사원 쇄신을 해나가겠다는 취지의 발언 아니겠냐”고 말했다.
감사원에 부는 칼바람
유 총장이 임명된 뒤 감사원에선 인사에서부터 개원 이래 최대 칼바람이 불고 있다. 2급 국장이던 유 총장이 차관급 사무총장으로 발탁되며 김경호 기조실장을 제외한 남은 1급들은 모두 옷을 벗었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르면 이번 주에 후임 1급 인사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향후 여름 정기 인사 때 국·과장급에 대한 전면적인 물갈이 인사도 앞두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 14일 내부 업무평가방식을 개편하며 능력주의 인사를 예고했다.
유 총장은 인사와 관련해서도 감사원 직원들에게 “지난 정부에 대한 충성 여부가 인사 물갈이의 기준이 아니다”며 “전화만 돌리고 일을 안 하는 사람들만 골라낼 것”이라는 말도 했다고 한다. 감사원 관계자는 “정권에 따라가는 것이 아닌 능력 중심의 인사로 감사원을 쇄신하겠다는 것이 유 총장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했다.
유병호 "악폐 규명 시리즈로 할 것"
하지만 감사원 내부의 분위기가 뒤숭숭한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유 총장이 지난 4일 확대간부회의에서 “그간 감사원 내 여러 악폐에 대한 진상 규명을 시리즈로 해나갈 예정이니 놀라지 말라”고 경고성 발언을 한 것을 두고도 여러 말이 나온다. 유 총장은 악폐규명의 첫 번째 사례로 지난 정부의 공공기관 감사를 봐줬다는 의혹을 받는 과장급 인사를 포함한 감사관 5명에 대해 감찰을 지시했다. 유 총장은 국·과장급 중에도 재교육이 필요한 간부들을 골라내 “성찰의 시간을 갖게 할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감사원 사정에 정통한 정부 관계자는 “교육 대상으로 선정되면 사실상 그만두라는 뜻 아니겠냐는 불안감이 팽배한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했다. 유 총장은 이와 관련해서도 직원들에게 “교육이 필요한 소수의 직원만 골라낼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있다고 한다. 감사원 관계자는 “많은 직원이 유 총장의 쇄신안을 지지하고 있다”며 “약간의 불안감은 있을지 몰라도 내부에선 일할 맛이 난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최근 유 총장과 만났다는 여권 관계자는 “유 총장도 감사원 내부의 여러 말들이 나오는 것은 알고 있다”며 “그래도 자신이 책임을 지고 감사원 쇄신을 마무리하겠단 의지를 피력했다”고 전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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