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팬덤에 민주당 망할것" 이런 우려 나온 이재명 혁신안
8ㆍ28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당원 지위 강화’ 혁신안이 사당(私黨)화 논란으로 점화했다. 대선ㆍ지방선거 연속 패배 뒤 당내에선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주요 패인”(4일 민주연구원 보고서)으로 꼽혔는데, 결국 이 의원이 당심에 기운 태도를 보여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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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당심, 의사결정에 반영”…비명계 “이재명 사당화 위험”
발단은 지난 17일 이 의원의 출마선언이었다. 그는 “많은 분이 당심과 민심의 괴리를 걱정한다” 인정하면서도 오히려 “당원의 지위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주장했다. “괴리를 좁히는 방법은 민주주의 강화뿐”이라며 “(그러려면) 민주당이 ‘누구나 당원 하고 싶은 정당’으로 혁신하는 게 해법”이라는 명분을 붙였다.
구체적으로 그는 “전자민주주의로 직접민주주의 확대, 당과 당원 간의 온ㆍ오프라인 소통시스템 도입, 지역위 당원 총회 정례화, 당원투표 상설화, 온라인 당원 청원제” 같은 공약을 줄줄이 소개했다. 이를 통해 “당원의 집단지성을 당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이 같은 공약이 나오자 비명계를 중심으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들은 '개딸(개혁의 딸)'로 대표되는 강성 당원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는 이 의원이 ‘이재명의 민주당’ 만들기에 돌입했다는 의심이 크다.
최고위원 출마 선언문에서 “다른 당원을 향해 멸칭(蔑稱ㆍ경멸할 목적으로 부르는 호칭)을 부르는 이는 민주당원이 아니다”라며 이 의원의 팬덤을 직격한 이낙연계 윤영찬 의원은 1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민주당엔 사당화의 위험성이 상당히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주의적인 질서와 제도가 굉장히 흐려진 부분이 있다”며 한 말이다.
전날엔 조응천 의원이 이 의원의 당심 구애를 비판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민심보다는 당심, 아니 당심으로 포장한 강성 팬덤을 추종할 분이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겠다는 건 구두선(口頭禪ㆍ실행이 따르지 않는 실속 없는 말)에 불과하다”며 “강성 팬덤의 폭력적 집단행동에 당이 휘청거리고 당의 결정이 번복될까 두렵다”고 썼다.
익명을 원한 친문계 재선 의원은 “결국 2024년 총선 공천 때 표 싸움에서 우위를 보이기 위한 정지작업”이라고 말했다. 공천 문제에 대한 당 대표의 권한이 크긴 하지만, 경선을 거치는 지역은 당원 투표로 공천자를 결정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 의원이 미리 손을 쓰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또 다른 비명계 재선 의원도 “당원 권한 확대는 결국 당권과 공천권을 다 장악하겠다는 의도”라며 “그런 식으로 팬덤에 기댄 정치를 하면, 결국 팬덤 때문에 망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명계, ‘사법리스크’ 공세도 계속…친명계 “정도 벗어났다” 불쾌
전날 후보 등록을 마친 당권 주자들의 ‘이재명 때리기’와 이에 맞선 친명계의 반격도 거칠어지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정치개혁 청사진’을 발표한 친문계 강병원 의원은 “‘국회의원 자격정지 제도’를 만들어 ‘방탄 국회’라는 부끄러운 말이 국회에서 사라지게 하겠다”며 이 의원을 겨냥했다.
국회 윤리특위 위원을 모두 외부 인사로 채운 뒤, 이 곳에서 ‘자격 정지’를 받은 의원은 체포동의안 의결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구상이다. 강 의원은 줄곧 이 의원의 대장동 의혹 등을 사법리스크로 규정하며, 그가 “방탄조끼를 얻으려” 국회에 입성했다고 비판해왔다.
거듭되는 공세에 친명계에서도 반박에 나섰다. 이 의원 러닝메이트 최고위원 후보를 자임하는 박찬대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 비명계의 사법리스크 공세에 “정도를 벗어나는 발언이 나오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특히 전날 이낙연계 좌장이자 당권 주자인 설훈 의원이 이 의원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 '누가 봐도 대납했을 것이라고 보는 게 상식적'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선 “후배 정치인에게 보여줄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설 의원이 지난 대선 때 ‘이 후보의 연설과 발언을 들어보니 오해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미안하다’고 했었다”며 “그런데 전당대회 시점이 되니 다시 사법 리스크라고 얘기를 하면, 평소의 설훈 의원 같지 않다”고도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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