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 넘어 일반 소비자까지..식물성 식품 시장 판 커진다
대체육 시장 규모도 지속 성장세
CJ제일제당, 신수종 사업으로 식물성 식품 육성
신세계푸드, 식물성 정육 델리 '더 베러' 선봬
농심·풀무원, 비건 레스토랑도 인기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식품업계가 잇따라 식물성 식품 시장에 뛰어들면서 향후 국내에서의 시장 선점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과거 건강 또는 신념을 이유로 일부에서만 비건 식품을 소비하던 것에서 일반 소비자까지 수요가 확대되며 관련 시장도 점점 커지고 있다.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국내 식물성 대체육 시장 규모는 1740만달러로 2016년 1410만 달러와 비교해 4년 만에 23% 이상 성장했다. 업계는 오는 2025년까지 이 시장이 2260만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적인 추세다. 2016년 42억1800만달러 수준이던 글로벌 식물성 대체육 시장은 2020년 60억7100만달러까지 성장했고, 2025년에는 110억3300만달러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건은 과거 채식주의 식습관을 따르는 사람이나 그런 식이 자체를 이르는 말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 비건 인증 식품 및 식물성 대체육까지 범위가 넓어지면서 가치 소비를 중요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일반 소비자들까지 수요층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에선 주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위주로 관련 시장이 발달해 왔다. 글로벌리서치 조사 결과, 국내 식물성 대체육 제조사 중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전체의 75.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과 기술의 합성어인 푸드테크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전문 중소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했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식품 기업들도 속속 식물성 식품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정 소비자가 아닌 일반 소비자까지 겨냥해 대체육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는 기업들이 늘어나게 됐다. 냉동식품군에 더해 간편식이나 디저트류까지 품목도 확대되고 있다. 한국비건인증원에서 비건 인증을 받은 식품 개수는 2018년 13개에 불과했으나 이듬해인 2019년 114개로 급증했고 2020년 199개에서 지난해엔 286개까지 늘어났다.
CJ제일제당은 식물성 식품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2025년까지 매출을 2000억원 규모로 성장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2월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선보인 바 있다. 플랜테이블에선 비건 만두와 김치 등에 이어 이달 중 떡갈비, 함박스테이크, 주먹밥 등 추가로 관련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식물성 식품 생산을 위해 인천 2공장에 연 1000톤 규모의 자체 생산라인을 구축했으며 글로벌 사업 확대에 맞춰 추가 증설도 검토할 방침이다. 제품 라인업 확대와 함께 연구개발과 급식업체·프랜차이즈 브랜드와의 협업 등 식물성 식품을 경험할 수 있는 B2B(기업 간 거래) 채널도 확대한다.
제품 출시뿐만 아니라 여러 사업 분야에서 식물성 식품을 활용한 다양한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국내 최초로 식물성 정육 델리 ‘더 베러’를 오픈했다. 더 베러는 신세계푸드의 대체육 ‘베러미트’의 원물 제품을 비롯해 식물성 대체식품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를 경험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다. 신세계푸드는 이를 통해 대체육에 대한 소비자 경험을 확대하고 사회적 가치 알리기에 나서는 동시에 베러미트를 대체육 시장 리딩 브랜드로 육성할 방침이다.
농심이 최근 선보인 비건 파인다이닝 포레스트 키친도 지난 5월 말 오픈 이후 6월 한 달간 방문객이 1000명을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포레스트 키친은 단일 코스요리로 다양한 비건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앞서 풀무원 역시 100% 식물성 식재료로 즐길 수 있는 비건 인증 레스토랑 ‘플랜튜드’ 1호점을 열었다. 플랜튜드는 식품 대기업 가운데 첫 비건 인증을 받은 레스토랑으로 풀무원의 식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13종의 메뉴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식물성 식품은 세계적인 트렌드라 앞으로도 수요층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대체육으로 고기의 맛과 식감을 구현하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인 만큼 기업들은 이를 위한 기술 개발에 매진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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