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부, '칩4' 검토 본격화..비공개 차관급 회의 개최

세종=이준형 2022. 7. 19.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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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비공개 차관급 회의를 열고 미국 주도의 반도체 동맹 '칩(Chip)4'의 참여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나섰다.

미국이 다음달 말 예정된 칩4 첫 실무회의를 앞두고 우리 정부에 참여 여부를 확답해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칩4 가입 검토는 이제 본격화하는 단계"라며 "관계 부처 차관급 회의는 당분간 수차례에 걸쳐 열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은 최근 우리 정부에 다음달 말 칩4 첫 실무회의를 열겠다는 계획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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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비공개 차관급 회의 열어..'칩4' 논의
美 주도 반도체 동맹..日·대만 등 참여
中 반발 우려..韓 반도체 수출 40% 차지
내달까지 참여 여부 확정해야..정부 '딜레마'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시찰하는 한미 정상 (평택=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지난 5월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왼쪽부터 지나 러만도 미국 상무장관, 바이든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 오른쪽에서 두번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je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정부가 비공개 차관급 회의를 열고 미국 주도의 반도체 동맹 ‘칩(Chip)4’의 참여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나섰다. 미국이 다음달 말 예정된 칩4 첫 실무회의를 앞두고 우리 정부에 참여 여부를 확답해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중국을 배제한 칩4 동맹은 한중 통상 마찰로 직결될 수 있어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1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칩4 가입을 논의하기 위해 비공개 차관급 회의를 개최한다. 이날 회의에는 외교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 차관급들이 참석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칩4 가입 검토는 이제 본격화하는 단계"라며 "관계 부처 차관급 회의는 당분간 수차례에 걸쳐 열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중국 견제 의도가 짙은 칩4는 각각 반도체(칩)와 동맹국 숫자(4)를 뜻한다. 앞서 미국은 지난 3월 한국, 일본, 대만 등 3개국에 칩4 동맹 결성을 제안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기 위해 설계, 파운드리(위탁생산),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등 각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우방국들과 함께 공급망 연합체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포토마스크 보는 윤석열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받은 반도체 포토마스크를 살펴보고 있다. 2022.6.7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je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문제는 칩4 합류로 중국과 마찰을 빚을 경우 한국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한국 반도체 수출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약 40%다. 홍콩까지 합하면 60%에 달한다. 중국은 이미 지난 18일 공산당 기관지를 통해 "미국의 정치적 압력 속에서 한국이 (칩4 가입에 대해) 어떤 답을 할지는 미지수"라며 "(다만)한국이 미국의 압력에 굴복한다면 득보다 실이 크다는 건 분명하다"고 경고했다. 중국이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대만이 칩4에 포함됐다는 것도 정부 고민을 키우는 대목이다.

미국은 결국 ‘마감일’을 통보했다. 일찌감치 칩4에 긍정적 입장을 표명한 일본, 대만과 달리 한국은 아직 아무런 반응도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은 최근 우리 정부에 다음달 말 칩4 첫 실무회의를 열겠다는 계획을 전달했다. 해당 회의 일정이 사전에 한국과 조율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은 사실상 칩4에 대한 확답을 요구한 셈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한국의 칩4 가입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산업연구원(KIET)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공급망 재편 이후에는 애매모호한 중립 유지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미국은 다수의 반도체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자국 기술 통제로 외국의 반도체 생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반도체 동맹에 참여하지 않은 국가는 최악의 경우 반도체 생산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세종=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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