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1세' 美 코로나대응 이끈 파우치 "바이든 임기말 은퇴"

앤서니 파우치. AP=연합뉴스

미국의 전염병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81)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 말께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18일(현지시간) 파우치 소장은 CNN에 나와 2025년 1월 끝나는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 이전에 현직에서 물러나겠다는 계획을 오래전부터 밝혀왔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첫 임기 말에 가까워질 때쯤이면 나는 은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파우치 소장은 현재 마음속에 특정한 은퇴 일자를 생각하고 있거나 은퇴 절차를 시작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최고 의학 고문이기도 한 파우치 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 미국에서 그 대응을 이끌어온 전문가 중 한 명이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의 일원으로서 대통령에게 대처 방안을 조언하고, 코로나19 백신·치료제의 개발을 관장했다.

NIAID 소장으로는 1984년부터 38년째 재임하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부터 모두 7명의 대통령을 보좌했다. 이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위기, 에볼라 바이러스, 지카 바이러스, 탄저병 공포 사태 등에 대한 대처도 이끌었다.

파우치 소장은 다만 지금 은퇴 계획을 발표한 것은 아니며 2025년 1월 이후에도 현직에 있을 가능성은 극도로 낮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앞서 파우치 소장은 같은 날 보도된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박멸될 때까지 정부에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고도 밝혔다.

앞으로 수년간은 사람들이 코로나19와 같이 살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또 자신이 소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NIAID에 매끄러운 책임자 교체를 위한 좋은 체제를 구축했다고 생각하며, 은퇴 이후에는 다른 직업적 기회를 모색하고 싶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다소 나이가 많이 들긴 했지만 직업적으로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며 “나는 내 직업적 경력의 다른 측면을 계속해서 추구할 에너지와 열정을 갖고 있으며 언젠가 그것을 할 것”이라고 했다.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때는 팬데믹 대처법을 놓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파우치 소장의 팬데믹 처방을 비판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파우치 소장을 해고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또 파우치 소장과 그 가족들에게 살해 위협이 제기돼 경호 요원들이 배치되기도 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