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대표에 '아들 취업 청탁' 前목포해경서장..뇌물 유죄 확정

취업 청탁 들어준 항만업체 대표, 징역형 집행유예 확정

대법원 모습. ⓒ데일리안 DB

자신이 평소 알고 지내는 회사 대표에게 아들 채용을 청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목포해양경찰서장이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전 목포해경서장 A(60)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A씨의 취업 청탁을 들어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 목포신항만운영 대표이사 B(62)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A씨는 목포해경서장으로 일하던 2017년 5월 평소 알고 지내던 B씨에게 아들의 취업을 부탁한 혐의로 넘겨졌다.

A씨가 “아들이 대학을 졸업했는데도 취업을 못 하고 집에서 놀고 있어 걱정”이라는 취지로 말하자, B씨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회사에 지원하도록 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B씨는 회사 인사 담당자에게 “목포해경서장 아들이 지원할 테니 특별 채용 절차를 진행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고, A씨의 아들은 면접을 거쳐 같은 해 6월 근무를 시작했다.

수사기관은 A씨가 직무에 관해 무형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고 뇌물 수수 혐의를 적용했다. 목포해양경찰서와 B씨가 운영하는 목포신항만운영의 업무 성격상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목포신항만운영은 과거 건축법 위반 등으로 목포해양경찰서의 수사를 받기도 했다.

A씨는 재판에서 채용 정보를 알게 돼 아들에게 전달했을 뿐 B씨와는 이에 관한 대화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지 않고 이들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법원은 신속한 절차와 이례적인 정규직 채용, 해경서장의 아들이 아니었다면 채용할 이유가 없다는 점 등을 들어 “아들의 채용과 A씨 직무 사이의 전체적·포괄적 대가관계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항소심도 A씨에 대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B씨는 1심에서 무죄가 난 혐의가 유죄로 뒤집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형이 가중됐다.

이들은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