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로 변한 푸틴? 러, 스위스 언론에 "극도로 분노" 경고

스위스 언론, 우크라 사태 후 SNS 밈 현상 보도
주스위스 러시아 대사관, 홈페이지에 서한 게재

스위스 신문사 노이어취리허차이퉁에 실린 캐리커처. 사진=트위터 캡처

[아시아경제 김정완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광대로 묘사한 캐리커처를 보도 내용에 담은 스위스의 한 신문사를 상대로 러시아 당국이 명예훼손이라며 경고 서한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주스위스 러시아 대사관 홈페이지에는 18일(현지시간) 현재 스위스 신문사인 노이에취리허차이퉁(NZZ) 편집장 앞으로 보낸 서한이 공개됐다. 서한은 지난 16일 홈페이지에 게재됐다.

NZZ가 최근 보도한 '슈퍼히어로와 악당 사이: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밈(meme·2차 패러디 창작물)의 힘으로'라는 기사에 함께 실린 캐리커처가 푸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해당 보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지고 있는 풍자물인 밈 현상을 다루고 있다.

보도에 밈으로 예시된 캐리커처에는 푸틴 대통령의 코가 광대의 코처럼 묘사됐고, 얼굴에는 성소수자를 뜻하는 무지개 색깔이 채색됐다. 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할리우드 영화 속 영웅인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한 모습으로 그려졌다. 해당 이미지와 함께 '푸틴은 전범자다'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트윗도 그대로 실렸다.

러시아 측은 서한에서 "푸틴 대통령에 대한 공격적 묘사에 극도로 분노한다"며 "표현의 자유는 모욕과 가짜를 퍼뜨릴 자유와 양립할 수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광대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전직 코미디언인 젤렌스키를 과거 맥락에서 다루는 게 훨씬 더 적절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측은 스위스 법 집행 당국이 명예훼손에 대해 조치를 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NZZ는 러시아의 경고 서한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