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의 그림자.. 포드, 르노, 폭스바겐 줄줄이 '감원 가속'

이용상 2022. 7. 1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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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완성차 업체 포드는 지난 4월에 직원 580명을 해고했다.

이어 스페인 발렌지아, 독일 자를루이 공장에 추가 구조조정을 통보했다.

일본 닛산은 지난 4월 미국 공장직원 2000명을 재교육해 2025년까지 전기차 생산 특화 인력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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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완성차 업체 포드는 지난 4월에 직원 580명을 해고했다. 이어 스페인 발렌지아, 독일 자를루이 공장에 추가 구조조정을 통보했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무게중심을 옮기기 위한 ‘인력 조정’이다.

포드뿐만 아니다. 다른 완성차 기업도 잇따라 감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르노는 올해부터 3년간 내연기관 관련 인력 2000명을 감축할 계획이다. 기술직 1600명, 지원 부문 400명 등이다. 독일 폭스바겐은 지난 3월 구조조정을 단행해 생산직 근로자 5000명을 해고했다. 미국 GM도 지난해 직원 4000명을 줄였다.

완성차 업계의 구조조정 이면에는 ‘전동화 대전환’이 자리한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부품 수가 적고 제작 과정이 단순하다. 전동차로 이동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기존 인력을 그대로 유지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최대 40만개의 자동차 관련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전동화 대전환’이 불러온 그림자인 셈이다.

기존 인력을 줄여 확보한 자금은 친환경차 인력 충원으로 가고 있다. 르노는 데이터 분석, 배터리 관련 직군에서 25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일본 도요타는 올해부터 신규 채용의 40% 이상을 친환경차 소프트웨어 전문인력으로 채울 방침이다.

자동차 산업이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지식·기술집약적 산업으로 변신하면서 고용 성격도 조립 인력에서 개발·서비스인력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기존 인력구조가 조립 인력 5만명에 엔지니어 1만명이었다면, 전기차 시대에는 엔지니어 5만명에 조립 인력 1만명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이 가시화하면서 기존 내연기관차 생산 인력이 느끼는 위기감은 폭증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올해 임금·단체협약에서 고용안정 대책 마련을 강하게 요구했다. 노사는 고용안정을 위해 기존 노후공장을 재건축한다는 내용 등이 담긴 ‘국내공장 미래 투자 관련 특별 합의서’에 합의했다. 기존 생산인력을 대상으로 직무전환 교육도 하기로 했다. 2025년 완공하는 미래차 전용 공장에 기존 인력 투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래 산업 전환기와 글로벌 경기 침체라는 대내외 리스크 속에서 고용안정을 중심으로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일본 닛산은 지난 4월 미국 공장직원 2000명을 재교육해 2025년까지 전기차 생산 특화 인력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흐름에서 벗어난 기업도 있다. BMW는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1명의 인력도 감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올리버 집세 BMW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의 공장 직원들에게 전기차 생산 체제에서도 일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을 훈련할 것이다. 회사는 그들의 능력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사람’을 끝까지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BMW가 혁신에 대처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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