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탄핵에 고통"..5년째 끝나지 않은 법적 공방, 무슨 일 [法ON]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결정했던 헌법재판관에 대한 법적 공방은 진행형입니다. 지난 2017년 우종창 전 월간조선 기자 등 480명이 "탄핵으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국가와 헌법재판관 8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기 때문입니다. 이 소송은 약 5년째 1심 재판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일부 재판관들은 이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민사207단독 경정원 판사에게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탄핵이 결정됐다"며 배상 책임을 부인하는 답변서를 냈습니다.
“위법·부당 목적으로 탄핵 심판 서둘러”
원고들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재판관들의 졸속 심판, 즉 '위법 행위'로 탄핵이 결정돼 정신적 고통을 겪었으니 국가와 재판관들이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건데요. 그러면서 2017년 3월 탄핵을 결정한 헌재의 결정문과 2~3년 뒤에 나온 대법원의 형사사건 판결문들을 비교해봤더니 차이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대기업 출연금 등을 강요했다는 일부 혐의가 대법원에서 무죄로 확정됐지만, 헌재 결정문에는 검찰 공소장을 인용해 관련 혐의가 적혀 있다고 했죠.
물론 헌재가 탄핵 사건을 심리할 당시에는 여전히 형사사건이 진행 중이어서, 재판관들이 대법원이 확정한 사실관계를 참고하지 못한 채 검찰과 특검의 수사 기록을 갖고 심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를 두고 원고들은 "재판관들이 '위법하거나 부당한 목적을 갖고' 탄핵심판을 무리하게 서둘렀다"고 봅니다. "이런 '위법 행위'로 많은 국민이 생업을 뒤로하고 비용과 시간을 들여가면서 국민 저항을 하고 있으며, 일부 국민은 마음의 병을 얻어 불면의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는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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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배상책임 사유 될만한 과오 없어”
재판관들 입장은 어떨까요? 김창종 전 재판관과 강일원 전 재판관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탄핵심판 사건이 적법하게 진행됐다"며 지난 5월 답변서를 냈습니다. 김이수 전 재판관도 지난 6월 "3번의 심판준비 기일과 17번의 변론 기일을 진행해 국회와 박 전 대통령이 신청한 증인 등에 대해 공개 법정에서 조사했다"며 "국가배상책임의 사유가 될 만한 어떤 업무상 과오도 저지른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원고들은 이 사건 결정의 당사자, 즉 박 전 대통령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으로 손해를 주장할 수 없다"라고도 덧붙였습니다.
헌재 결정문과 대법원 확정판결 사이 일부 사실관계에 차이가 있더라도, 탄핵 결정의 정당성을 문제 삼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헌재는 박 전 대통령이 최씨의 국정 개입을 허용해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사적 용도로 남용했는지, 또 이것이 헌법 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판단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고, 개별 사실관계의 유무죄를 따지는 형사 재판과는 별개로 봐야 한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원고들은 "탄핵 결정문은 길이길이 보존될 역사의 기록이고, 헌법학자들과 후손들에게 귀감이 되는 사료이지 않으냐"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 12일 열린 7차 변론 기일에서 "국회가 헌법재판소에 접수한 탄핵소추의결서와 헌재가 심판 준비 기일에 정리한 탄핵소추 사유를 비교해보겠다"며 헌재에 자료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기나긴 1심 재판은 조만간 마무리될 전망입니다. 재판부는 오는 9월 20일 마지막 변론 기일을 열어 양측 주장을 정리할 계획입니다.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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