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메일백➀] '핵민폐 걱정' 머리 올리러 가는 여자 골린이입니다, 뭘 챙길까요?
--독자의 질문을 메일로 받고 기자가 대신 만나 물어보고 답을 전해 드립니다. 아래는 메일함(ktwsc28@dailian.co.kr)에 도착한 첫 번째 질문입니다. 이번 질문에 대한 답은 아마추어 골퍼로서 TV예능프로그램에서도 골프 실력을 뽐낸, 10년 구력을 자랑하는 슈퍼모델 출신의 유앤와이컴퍼니 아카데미팀 하연화 강사를 찾아가 듣고 왔습니다.
Q: 30대 초반 여자 골린이입니다. 조만간 머리 올리는 날입니다. 스크린이랑 야외 골프(연습장)만 몇 번 해봤지 필드는 처음입니다. 그린에 가면 핵민폐도 그렇고 망신(?)도 당한다는데. 꼭 챙겨야 할 준비물 좀 알려주세요. 공이랑 샤워 가운을 챙기라는데 무슨 소리인지. 아 그리고 햇볕(자외선) 강한데 피부 케어 팁도 궁금합니다.
A: 처음 필드 나가는 사람이 잘 칠 수 없죠. 대신 동반자들에게 최대한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하는 준비와 자세가 필요해요. 동반자들도 다 겪어봤던 과정이라 그런 골린이라면 나중에는 오히려 더 챙겨줍니다.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려고 하고요. 동반자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고 잘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출발하는 자세는 너무 좋습니다.
우선 골프공을 꼭 챙겨야 합니다. 그것도 많이요. 그렇지 않으면 동반자들이 피해를 봅니다. 처음 필드에 나서면 공을 칠 때 정확도가 떨어지다 보니 홀을 벗어나거나 찾을 수 없는 곳으로 많이 날아갑니다. 2~3년 동안은 공 많이 잃어버려요. 그래서 공이 많이 필요합니다. 공을 잃어버리고 모자라면 동반자들에게 꿀 수밖에 없는데 이것도 한두 번이죠. 어쩔 수 없지만 자꾸 달라고 하면 동반자들도 짜증납니다. 일반적으로 공 20개를 챙겨간다면 머리 올리시는 분들은 2~3배 이상 챙겨가세요. 동반자들에게 애교로 공 1~2개씩 선물로 드려도 좋겠죠. 어차피 그 공 다시 본인에게 돌아올 수도 있어요. 공이 모자라서. 캐디백에도 공, 파우치에도 공, 그리고 볼 주머니도 반드시 지참하셔야 합니다. 볼마커도 챙기면 너무 좋고요.
공 얘기가 나왔으니 더 말씀드리자면. (퍼팅 시 볼의 정렬에 도움을 주는 선을 그릴 때 필요한)볼라이너 마킹도 골프장이 아닌 집에서 미리 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만 사는 게 아니라 선도 미리 그어간다 생각하세요. 전쟁터 나가서 총 닦는 모양새는 안 좋죠. 머리 올리는 날 가뜩이나 정신없는데 필드에서 선 긋다가 손에 묻고 닦고 더 정신없어요. 가장 신경 써야 하는 동반자들과의 원활한 라운드 진행을 위해서라도.
간식도 필수입니다. 18홀 골프를 치면 4시간 이상 소요되는데 간식 생각도 간절합니다. 말 그대로 당이 떨어질 때가 많아요. 그래서 저는 초콜릿이나 사탕을 꼭 챙겨갑니다. 큰 음식은 반입도 되지 않고 보관하기도 쉽지 않죠. 파우치에 가볍게 넣을 수 있는 간식은 좋습니다. 골린이라면 초콜릿과 사탕을 조금 더 챙겨가 동반자들에게 준다면 사랑도 받겠죠. 미니 파우치도 꼭 챙겨주시고요. 간식 나눠 먹으면서 “제가 오늘 공 많이 칠텐데..힘들고 짜증날 때 드세요”라고 말하는 분이 있었는데 동반자들을 빵 터지게 했죠. 그런 센스 좋습니다.
골프백에 네임텍도 꼭 확인하시구요. 골프화는 보스턴백에 넣어주세요. 캐디백에 넣어두고 라커룸에 들어가면 은근 낭패입니다. 시작하기 전부터 당황해요. 골프티도 가져가는 게 좋습니다. 시기로 보면 무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동반자들은 사람입니다.
또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여자분들은 샤워 가운 꼭 챙기셔야 합니다. 머리 올리러 오시는 여자분들이 챙기지 못하는 것 중 하나가 샤워 가운입니다. 사우나를 마치고 라커를 다닐 때 (벗고 다니면)민망하기도 하고, 예의 없는 모습으로 비치기도 합니다. 그리고 가운을 가져가면 자기만의 멋도 한껏 낼 수 있고요.
샴푸나 린스는 골프장에 대부분 있는데 세안 클렌징은 직접 챙겨가는 것이 좋습니다.
머리 올리러 온 ‘골린이’가 오면 캐디분들도 고생이 심하죠. 극한직업이랄까요. 이것도 하나의 팁인데 현금을 챙겨가는 것도 좋습니다. 골프장에 가면 ATM 기계가 있지만 첫 경험이라 정신없어서 현금 찾을 생각을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동반자들과 나눠서 캐디피를 드리지만, 머리 올리러가는 분들은 시작 전에 정중하게 피 일부를 드리면서 캐디분에게 ‘머리 올리러 왔습니다’라고 말해주면 여러모로 좋겠죠. 어차피 드릴 피인데. 일부는 먼저 드리면서 인사하면 좋습니다.
남자분들도 마찬가지지만 여자분들은 더 신경 쓰이는 문제가 내리쬐는 햇볕입니다. 자외선 때문에 피부 신경 많이 쓰시죠. 그런데 썬크림은 개인적으로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골린이 분들은 썬크림 짜고 바르고, 손에 묻은 거 닦아내야 하고, 골프 장갑 다시 껴야 하고. 정말 번거롭습니다. 기다리는 동반자들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고요. 가장 간편하고 효과적인 것이 썬스틱입니다. 손에 묻을 일도 없고요.
이 정도 못 챙기냐고 하는 분들도 있는데. 정말 못 챙기는 분들 많습니다. 별걸 다 신경 쓴다고 하실 수 있지만, 머리 올리러 가는 날은 정말 어리버리 당황하는 일이 많습니다. 거치는 과정이지만 동반자들에게 피해를 최소화하고, 다음에도 그 동반자들과 즐거운 라운딩을 하기 위해 철저한 준비는 필요한 자세입니다.
여러 준비물 다 중요하지만 꼭 챙겨야 할 것이 센스입니다. 하루의 시간을 내어 필드에 나온 동반자들을 배려하는 센스! 꼭 챙겨야 합니다. 골프를 쳐보면 라운딩 중 희로애락이 다 드러난다는 말도 있잖아요. 긴 하루를 보내니까. 골프장에서 보여주는 센스가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좌우할 수 있다는 사실도 잊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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