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원희룡에 GTX 속도전 주문.."제2 중동붐 조성 노력을"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민생 안정의 핵심인 주거 안정과 주거 복지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이같이 지시했다고 강인선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업무보고를 받은 뒤 “지방성장 거점과 교통망 구축을 통한 균형발전을 이끌어 달라”고 당부한 윤 대통령은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등 교통망 확충을 통해 출퇴근 불편을 해소해달라. GTX-A 노선의 개통 일정을 앞당기라”고 말했다. 정부안에 따르면 GTX-A 노선이 개통되면 현재 80분 걸리는 파주 운정에서 서울 삼성까지의 시간이 26분으로 단축된다. 윤 대통령은 또, 오는 8월 시행 2년을 맞는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신고제)과 관련해 전세보증금 급등에 따른 전세 대란 등을 우려하면서 “임대차 전·월세 문제에 대해 각별히 챙겨달라. 문제가 있을 때는 즉각 대통령실로 보고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원 장관은 전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20~30대 ‘영끌족’의 위기 대응 방안도 함께 논의됐다. 원 장관은 “대통령이 특히 청년층들이 ‘영끌 빚투’를 한 것은 결국 전 정권, 넓게 보면 한국 사회가 청년을 그렇게 몰아갔던 면이 있기 때문에 개인이 책임져야 한다는 방관자적 자세가 아니라 어려울 때 두텁게 안아주는 게 국가의 존재 이유란 점에서 큰 방침을 줬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과거 ‘오일쇼크’ 당시 경제성장 동력을 유지하는 데 인프라와 건설이 크게 기여한 점을 언급하며 “오일머니가 몰리는 제2 중동 붐을 일으키기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서비스 혁신과 경영 합리화 방안 마련도 지시했다.
이날 국토부 업무보고의 핵심은 민간 주도 복합개발로 도심 내 공급을 늘리는 것이다. 도시 내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해 국토부는 공공에만 부여했던 각종 특례를 민간 사업자에게도 주는 ‘민간 제안 도심복합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각종 영향평가를 한꺼번에 심의하는 ‘통합심의’도 추진한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심화된 심야 시간대의 택시 승차난 해소를 위해 플랫폼 택시에 탄력요금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도입한다. 탄력요금제는 택시가 잘 잡히지 않는 심야 시간대(오후 10시∼다음날 새벽 2시 등)에 요금을 일정 범위 내에서 탄력적으로 올려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날 업무보고는 부처 측에서는 배석자 없이 원 장관이 단독으로 보고를 진행했으며 대통령실에선 김대기 비서실장, 최상목 경제수석 등이 함께했다.
이어 진행된 한화진 환경부 장관의 업무보고에서 윤 대통령은 산업계 현실을 경청하는 환경 정책을 주문하면서 “이념과 구호가 아니라 과학에 기반한 합리적인 환경규제를 당부했다”고 이재명 부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탄소중립 목표치는 유지하되, 구체적 로드맵은 현실적 여건을 고려해 면밀히 설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환경부 업무보고는 원전 발전량을 지속적으로 늘려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40%(2018년 배출량 대비) 감축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외 핵심 추진과제로 ▶탄소배출량 잘 줄인 기업에 배출권 더 할당 ▶물가안정 위해 광역상수도 물값 동결 ▶반도체 관련 ‘초순수’ 기술 2025년까지 국산화 등도 보고했다.
업무보고에 앞서 윤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 오찬 주례회동에서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 파업과 관련해 “법치주의는 확립돼야 한다”며 “산업 현장의 불법 상황은 종식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주례회동에 앞서 긴급 관계 장관회의를 소집했으며, 직후 윤 대통령에게 ‘47일째 계속된 대우조선 하청노조 파업 장기화로 조선업과 경제가 보는 피해가 막대하고 대우조선 노사와 협력업체, 지역 공동체가 큰 고통을 받는다’는 취지의 보고를 했다.
윤 대통령도 따로 이날 오전 소규모로 진행한 수석비서관 회의에서도 관련 상황 보고를 받은 뒤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만큼 관계부처 장관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불법 상황이 종식돼야 한다’는 윤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공권력 투입도 검토하고 있느냐’고 기자가 묻자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단계를 확인해 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직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대우조선 그쪽 상황이 벌어진 지가 오래됐다. 매우 큰 규모의 공적 자금이 투입된 기업이고 이미 매출감소액도 5000억원이 된다고 한다”며 “그 정도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대통령실에서는 큰 관심을 두고 우려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여신 은퇴 후엔 매춘부로 산다…이 굴레 벗고 MBA 따낸 그녀
- "안 세련된 쿠바 여배우"…이서진에 가방 맡긴 미국 배우 또 논란
- "맹견 달려들 때 '이 행동' 절대 하지마세요" 동물 전문가 경고
- 文청와대도 공채 안했다, 단 1000만원 후원자 채용은 없었다
- 샤넬백 오픈런에 "흔해져서 싫다"…진짜 부자들이 택한 명품은
- “尹 30% 붕괴땐 큰일”…文정권 진상조사 공세도 안통하는 이유
- [단독]"NLL 넘기전 文보고, 송환 결정 정황"...윤건영 "말도 안돼"
- [단독]탈북민에 씌운 '안대' 법적 근거 없다…"경찰도 불법 우려"
- 尹 "메시지 받았다"…업무보고 등장한 '나의 해방일지' 무슨일
- “무서워” 주민분노에…남아공서 동물보호공원 탈출한 사자 6마리 안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