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확진, 추가비용만 1000만원".. 험난한 귀국길

안명진,성윤수 2022. 7. 18.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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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박모(46)씨는 지난달 7일 두 아이와 유럽여행을 떠났다가 지난 4일 프랑스 파리에서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지난 15일에야 입국한 박씨 일행 3명이 확진 판정 후 열흘 간 쓴 경비만 1000만원 가량에 이른다.

직장인 전모(28)씨는 최근 출장지 말레이시아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외 감염 사례가 잇따르자 여행사들은 현지에서 확진 판정을 받을 시 격리비용 등을 지원해주는 상품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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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국 규제 풀리고 휴가철 맞아
해외 현지 감염 사례 속출
일부 여행사, 격리비 등 지원 상품도
국제선 여객 운항이 회복세를 보이는 지난 17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의 한 대형항공사 체크인 카운터가 탑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주부 박모(46)씨는 지난달 7일 두 아이와 유럽여행을 떠났다가 지난 4일 프랑스 파리에서 코로나19에 확진됐다. 큰 아이가 발열과 기침 증상을 보여 검사를 받았는데, 큰 아이와 자신이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이다. 그 전까지 한인이 운영하는 민박집에서 지내던 박씨 가족은 공동 생활을 하는 민박집에 더 머무를 수 없어 숙소를 나왔다. 당초 지난 6일이었던 귀국 일정도 수정했다. 확진 판정 후 열흘이 지나야 귀국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유행이 소강 상태에 접어든 이후 여행이나 업무차 출국한 이들이 해외에서 확진돼 발이 묶이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할 땐 출국 자체가 제한됐었지만, 출입국 규제가 상당수 풀린 데다 방학과 휴가철이 겹쳐 해외로 나가는 사례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마침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다시 기승을 부리는 중이다.

박씨는 일정 조정으로 귀국 비행기표와 숙소를 구하느라 애를 먹었다. 종일 휴대전화를 들여다본 끝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하는 비행기표를 가까스로 구했다. 애초 예매했던 비행기 표는 ‘노쇼’ 처리됐다. 항공사 규정이 코로나19 확진을 환불 사유로 인정하지 않아서다. 암스테르담에선 호스텔, 민박집 등 공동 생활을 하는 곳은 갈 수 없어 고가의 호텔에 당일 예약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지난 15일에야 입국한 박씨 일행 3명이 확진 판정 후 열흘 간 쓴 경비만 1000만원 가량에 이른다. 그는 “비행편 예약과 추가 숙소 물색 등 절차도 번거로웠지만 무엇보다 여행 경비가 늘어나는 게 엄청난 부담이었다”고 토로했다.

회사 업무로 출국한 이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현지에서 발이 묶인 것은 매한가지다. 직장인 전모(28)씨는 최근 출장지 말레이시아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를 특히 괴롭힌 건 식사였다. 현지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출장 중에도 한국에서 가져온 음식을 먹었던 그는 숙소 내에서 동료 직원들이 남겨두고 간 과자와 요거트, 컵라면 등으로 간신히 끼니만 때웠다. 전씨는 “(재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오자마자 귀국하려 했지만 비행편도 없어 하루 더 늦게 돌아왔다. 미리 잡혀 있던 국내 일정을 줄줄이 미뤄야 했다”며 한숨 쉬었다.

해외 감염 사례가 잇따르자 여행사들은 현지에서 확진 판정을 받을 시 격리비용 등을 지원해주는 상품도 내놨다. 한 업체는 패키지여행에 한해 ‘해외여행 안심 보장’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업체는 여행 중 확진으로 추가 비용이 발생하면 비용 일부를 지원한다. 하지만 자유 여행객들은 귀국편과 숙소를 스스로 알아볼 수밖에 없다.

김주심 중앙방역대책본부 해외출입국관리팀장은 “전 세계가 코로나 위험국인 만큼 해외 여행 중에도 마스크 착용 등 기본 방역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며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에 각국 코로나19 관련 정보가 게재돼있으니 여행에 참고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명진 성윤수 기자 a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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