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보다 식용유가 더 비싸" 물가 폭등에 자영업자들 한숨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2022. 7. 1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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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식자재 물가가 요동을 치면서 바닥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시련의 계절을 맞고 있다.

특히 외식업체 평균 영업비용 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식재료비가 큰 폭으로 올라 부담감에 눈물이 날 정도다.

이들 업체의 평균 영업비용 중 가장 비중이 높은 것은 당연 식재료비다.

이어 "지역 내 자영업자 중에 95%는 임차인이며, 대출 빚이 많은 업주들이다"면서 "코로나19 장기화로 피해 회복이 되지도 않은 마당에 물가가 오르고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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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식당·치킨집·베이커리 등 외식업체 비상.."하반기 더 힘들 듯"
고객이탈 우려에 가격 인상 못하고 발동동..대응책 없이 출혈 감수
밀가루·식용유 등 식자재 물가가 요동을 치면서 지역 외식업체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최근 식자재 물가가 요동을 치면서 바닥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시련의 계절을 맞고 있다.

특히 외식업체 평균 영업비용 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식재료비가 큰 폭으로 올라 부담감에 눈물이 날 정도다.

그렇다고 음식값을 올리자니 고객이 줄어들까 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다.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광주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108.59(2020년=100)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했을 때 6.3% 올랐다.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7월 이후 14년만에 최고치다. 말 그대로 물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외식업체의 주요 식재료인 밀가루는 무려 44.6%, 식용유는 43.3% 각각 상승했다.

이들 업체의 평균 영업비용 중 가장 비중이 높은 것은 당연 식재료비다. 약 34%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건비(16%), 임차료(9%), 세금(6.8%)보다 배 차이 난다.

오르는 건 물가뿐만이 아니다. 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 등 연이은 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금리도 덩달아 오르면서 소비 심리가 예전 같지 않다.

동구의 한 중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2)씨는 경기 불황에 울상이다. 고객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데다 주요 식자재인 밀가루, 양파, 식용유 가격이 모두 뛰면서 비상이 걸렸다.

거래처를 통해 납품받고 있는 밀가루가 20㎏ 기준으로 최근 30% 가까이 가격이 올랐다고 한다.

김씨는 "식자재 값이 올라도 자장면 가격(6000원)을 유지하며 근근이 버티고 있다"며 "물가가 장기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 어쩔 수 없이 메뉴판 수정이 불가피할 것 같은데, 손님들이 더 떠날까 봐 걱정이다"고 속앓이했다.

광산구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이미라(48)씨는 최근 밀가루 가격 상승에 버티지 못하고 고민 끝에 일부 품목에 대해서 가격을 인상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시그니처 메뉴인 초코브리우스와 블루베리생크림빵 등은 그대로 가격을 유지했다.

전 품목에 대해 가격을 모두 올리면 고객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이씨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 중이던 지난해와 비교해도 순이익이 20~30% 줄었다"며 "하반기에는 지금보다 경기가 더 안 좋다는 얘기가 많아 너무 걱정이다"라고 토로했다.

서구에서 개인 치킨집을 운영하는 장모씨는 "생닭보다 식용유가 더 비싸다"고 하소연한다. 장씨는 지난해 겨울부터 가파르게 오르는 업소용 식용유 가격에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한다.

지난주에 18ℓ 식용유를 6만원대로 구매했지만, 열흘 간격으로 1만원씩 오르고 있는 추세라 폐업을 고민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씨는 "식용유를 대량으로 구입해 원자재 상승에 대응하려고 했지만, 거래처에서도 물량이 부족해 원하는 만큼 공급받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장씨처럼 대부분 외식업체들은 물가 상승에 뾰족한 대응 없이 출혈을 감수하는 모습이다.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5월 18일~24일 외식업주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밀가루 상승에 따른 외식업체의 대응 방안 중에 무대응이 82.1%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메뉴 판매 중단(9.4%), 단가가 낮은 제품으로 변경(5.2%) 순이었다.

이창룡 외식업중앙회 광주시지회 부장은 "원재료 값이 상승하면 일정 기간 후에는 고객에게 전가되기 마련이다"며 "보통 식자재비 인상분에 20%가 가격으로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 내 자영업자 중에 95%는 임차인이며, 대출 빚이 많은 업주들이다"면서 "코로나19 장기화로 피해 회복이 되지도 않은 마당에 물가가 오르고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bless4y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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