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軍 킬러" 美무기 특수? 하이마스 등 유럽·亞에 대거 팔았다
미국산 첨단 무기가 속속 유럽·아시아로 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안보 위협을 느낀 관련국이 무기 구매에 나서는 가운데, 미 정부가 무기 판매를 잇달아 승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에 큰 타격을 입힌 M142 고속기동 포병 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도 포함됐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지난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국무부가 에스토니아에 5억 달러(6600억원) 규모의 하이마스 및 관련 장비를 제공하는 해외무기판매(FMS) 계획을 승인하기로 했다”며 “의회에도 이 같은 내용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FMS 방식의 무기구매에선 의회가 승인하면 곧바로 집행된다.
하이마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게임체인저’로 부상 중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러시아군을 타격하는 주요 수단으로 하이마스를 쓰고 있다. 앞서 지난 15일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미국이 제공한 하이마스 등으로 최근 수 주간 30곳이 넘는 탄약고와 병영 등 러시아 군사 목표물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고위관계자도 이날 “하이마스는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다”고 했다.
하이마스는 기존 M270 다연장로켓시스템(MLRS)을 경량화한 무기로 부피와 무게를 줄여 장갑 트럭에 장착했다. 사거리가 70여㎞에 달하고 한 번에 정밀 유도 로켓 6발을 발사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 점령지를 공격할 수 있었던 건 하이마스 같은 새로운 장거리 무기 시스템 덕분이었다”며 “우크라이나군이 보유한 어떤 무기보다 사거리가 길어 적진 후방을 공격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8기의 하이마스를 제공했으며, 이달 초 조 바이든 대통령은이 4기의 하이마스를 포함한 4억 달러(약 5200억원) 규모의 무기 지원 계획을 승인했다. 이렇게 되면 우크라이나엔 총 12기의 하이마스를 갖게 된다.
최근 미국 최신무기는 러시아·중국과 인접한 국가를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다. 안보위협을 느끼는 해당 국가의 요청에 미국이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모양새다. 미 NBC 방송은 “에스토니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당시 내세운 ‘러시아계 주민 보호’라는 명분이 다른 나라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그래서 러시아 접경지역 경비를 강화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2004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된 에스토니아는 국민의 약 25%가 러시아계다. 주로 옛 소련 시절 에스토니아에 정착한 이들이다.
DSCA는 노르웨이에 제공하기로 한 9억5000만 달러(1조2500억원) 규모의 최신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AMRAAM·암람)에 관한 FMS 계획을 이날 승인했다. 암람은 자체 레이더를 이용해 사정거리 안에 적기가 들어오면 스스로 추적해 명중하는 미사일이다. 노르웨이는 암람을 자국 공군 F-35A 전투기에 장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 역시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23일 총 2270만 달러(약 300억원)어치의 정밀유도무기를 나토 12개 회원국에 FMS 방식으로 판매하는 것을 승인했다. 여기에도 핀란드·폴란드·노르웨이 등 러시아 인접 국가가 주축이다. 승인 품목에는 ‘스마트 폭탄’으로 불리는 GBU-39 소구경 직격탄(SDB) 등이 포함됐다.
미국은 대만에도 최신 무기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DSCA는 지난 15일 “대만에 1억800만 달러 규모 탱크·전투차량의 예비·수리부품 및 기술 지원 등을 판매하는 안건이 승인됐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올해 들어 4차례나 대만에 무기 판매를 허용했다. 대만은 하이마스도 미국으로부터 더 들여올 계획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하이마스는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에도 충분히 위협적인 무기"라며 "2020년 하이마스 판매 승인을 받은 대만은 지난 5월 추가 구매에 나설 계획을 세웠다”라고 전했다. 미 정부는 최근 한국에도 1억3000만 달러(약 1700억원) 규모의 경량어뢰와 관련 장비·부품 판매를 승인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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