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軍 킬러" 美무기 특수? 하이마스 등 유럽·亞에 대거 팔았다

이승호 2022. 7. 1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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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국제 방산박람회에서 미국의 M142 고속기동 포병 로켓시스템(HIMARS ·하이마스)이 전시돼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산 첨단 무기가 속속 유럽·아시아로 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안보 위협을 느낀 관련국이 무기 구매에 나서는 가운데, 미 정부가 무기 판매를 잇달아 승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에 큰 타격을 입힌 M142 고속기동 포병 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도 포함됐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지난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국무부가 에스토니아에 5억 달러(6600억원) 규모의 하이마스 및 관련 장비를 제공하는 해외무기판매(FMS) 계획을 승인하기로 했다”며 “의회에도 이 같은 내용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FMS 방식의 무기구매에선 의회가 승인하면 곧바로 집행된다.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공개한 M142 고속기동 포병 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발사 장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지난 15일 미국이 제공한 하이마스 등으로 최근 수 주간 30곳이 넘는 탄약고와 병영 등 러시아 군수 목표물을 공격해 전력을 약화하는 전과를 올렸다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하이마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게임체인저’로 부상 중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러시아군을 타격하는 주요 수단으로 하이마스를 쓰고 있다. 앞서 지난 15일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미국이 제공한 하이마스 등으로 최근 수 주간 30곳이 넘는 탄약고와 병영 등 러시아 군사 목표물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고위관계자도 이날 “하이마스는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다”고 했다.

하이마스는 기존 M270 다연장로켓시스템(MLRS)을 경량화한 무기로 부피와 무게를 줄여 장갑 트럭에 장착했다. 사거리가 70여㎞에 달하고 한 번에 정밀 유도 로켓 6발을 발사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 점령지를 공격할 수 있었던 건 하이마스 같은 새로운 장거리 무기 시스템 덕분이었다”며 “우크라이나군이 보유한 어떤 무기보다 사거리가 길어 적진 후방을 공격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미국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8기의 하이마스를 제공했으며, 이달 초 조 바이든 대통령은이 4기의 하이마스를 포함한 4억 달러(약 5200억원) 규모의 무기 지원 계획을 승인했다. 이렇게 되면 우크라이나엔 총 12기의 하이마스를 갖게 된다.

최근 미국 최신무기는 러시아·중국과 인접한 국가를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다. 안보위협을 느끼는 해당 국가의 요청에 미국이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모양새다. 미 NBC 방송은 “에스토니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당시 내세운 ‘러시아계 주민 보호’라는 명분이 다른 나라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그래서 러시아 접경지역 경비를 강화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2004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된 에스토니아는 국민의 약 25%가 러시아계다. 주로 옛 소련 시절 에스토니아에 정착한 이들이다.

지난 2006년 영국 왕립공군 레이큰히스 기지에서 미국 군인들이 F-15E 전투기에 장착된 GBU-39를 점검하고 있다.[사진 위키피디아]


DSCA는 노르웨이에 제공하기로 한 9억5000만 달러(1조2500억원) 규모의 최신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AMRAAM·암람)에 관한 FMS 계획을 이날 승인했다. 암람은 자체 레이더를 이용해 사정거리 안에 적기가 들어오면 스스로 추적해 명중하는 미사일이다. 노르웨이는 암람을 자국 공군 F-35A 전투기에 장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 역시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23일 총 2270만 달러(약 300억원)어치의 정밀유도무기를 나토 12개 회원국에 FMS 방식으로 판매하는 것을 승인했다. 여기에도 핀란드·폴란드·노르웨이 등 러시아 인접 국가가 주축이다. 승인 품목에는 ‘스마트 폭탄’으로 불리는 GBU-39 소구경 직격탄(SDB) 등이 포함됐다.

미국은 대만에도 최신 무기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DSCA는 지난 15일 “대만에 1억800만 달러 규모 탱크·전투차량의 예비·수리부품 및 기술 지원 등을 판매하는 안건이 승인됐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올해 들어 4차례나 대만에 무기 판매를 허용했다. 대만은 하이마스도 미국으로부터 더 들여올 계획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하이마스는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에도 충분히 위협적인 무기"라며 "2020년 하이마스 판매 승인을 받은 대만은 지난 5월 추가 구매에 나설 계획을 세웠다”라고 전했다. 미 정부는 최근 한국에도 1억3000만 달러(약 1700억원) 규모의 경량어뢰와 관련 장비·부품 판매를 승인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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