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이재명인가, '어쩌면' 이재명인가.. 첩첩산중 당대표의 길
경쟁 주자들 "방탄용 출마" "당 분열 심화" 집중 포화
28일 컷오프 전에 반명 세력 단일화 여부 주목
[아시아경제 김윤진 인턴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28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3·9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뒤 4개월 만이자, 보궐선거로 원내에 입성한 지 한 달 여만의 출마 선언이다. 하지만 각종 의혹 해소와 당내 통합 등 이 의원이 당면한 과제가 산적해 있어 출마 강행을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이 의원은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이 '그만 됐다' 할 때까지 '민주당'만 빼고 모든 것을 바꾸겠다. '민생실용정당'으로서 차기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밝히며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그는 '이기는 민주당'을 위한 다섯 가지 과제로 미래·유능·강함·혁신·통합을 제시하며 "이 임무에 실패한다면 이재명의 시대적 소명도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이 의원에게 경쟁력 있는 적수가 없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시나리오가 실현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의원이 당대표 출마·당선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의원에 대한 검찰·경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사법 리스크'에 있다. 현재 검경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한 상황이다. 이 의원이 당대표에 당선될 경우 사법 리스크를 둘러싼 여당·정권의 민주당 흔들기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의원은 출마 회견 후 관련한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며 "여당이 고발하고 검경이 이에 동조해 수사하는 게 무슨 사법 리스크인가. 고발 당하면 다 사법 리스크인가"라고 반박하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 의원과 경쟁하는 당권 주자들은 사법 리스크가 당 전체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집중 공격을 가하고 있다.
가장 먼저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97그룹 강병원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본인을 향한 수사는 모두 정치 보복에 불과하다며 일전을 펼칠 것"이라고 꼬집으며 "우리 당이 언제까지 이재명의 시간을 지켜주기 위해 분투해야 하냐"고 질타했다. 97그룹 박용진 의원 역시 지난 15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눈에 보이는 리스크를 없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리스크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며 이 의원의 명확한 대응을 요구했다.
친명·반명 등 계파 간 갈등으로 분열된 당을 통합하는 과제도 떠올랐다. 앞서 이 의원의 당권 도전에 반대하는 세력은 '분당'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친명계와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이 의원에 대항해 당대표 선거 출마를 발표한 설훈 의원은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당에) 분열이 일어난다는 것은 일반적인 시각"이라며 "친명과 반명 (세력) 중에 반명에 속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이 의원이 대표가 되면 이 분열이 더 심화될 텐데 총선은 어떻게 치를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 의원이 출마를 공식화함에 따라 그를 견제하는 움직임도 커질 전망이다. 특히 반명계 후보자 간 단일화로 '어대명' 기류에 제동이 걸릴지 이목이 쏠린다. 이원욱 의원은 18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당권 후보 대부분이 예비경선 이전에 단일화를 선언하겠다고 한다"며 "이 의원과 다른 후보 간 1:1 구도로 당대표 선거가 이뤄진다면 '어차피 이재명'이 아니고 '어쩌면 이재명'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설 의원도 "단일화하면 승산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단일화에 긍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한편 이 의원은 당대표 출마 선언 이후 외부 일정을 본격화하며 민생 현장 방문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이 의원은 출마 선언 후 첫 외부 공개 일정으로 노동 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연세대학교 청소 노동자들을 찾아 현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오전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에 방문한 뒤 "김대중 대통령님이 그러하셨듯 이기는 민주당을 만드는 데 저 자신을 온전히 던지겠다"고 밝히며 출마 의지를 재확인했다.
김윤진 인턴기자 yj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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