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노동개혁 첫발..미래노동시장연구회 공식 출범

권순원·정승국 교수 등 12명 전문가 참여
4개월간 근로시간·임금체계 개편 밑그림
과로사회 우려에 보건 전문가도 포함
이정식 장관 "개혁 더이상 미룰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 우선추진과제인 근로시간과 임금체계 개편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미래노동시장 연구회'가 18일 공식 출범했다. 연구회는 앞으로 4개월간 주 52시간제 완화와 연공성 임금체계 타파를 골자로 하는 노동개혁의 밑그림을 그릴 예정이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로얄호텔서울에서 이정식 고용부 장관과 연구회 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연구회 킥오프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연구회에는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한 정승국 중앙승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등 12명의 전문가가 포함됐다.

고용부는 위원 구성과 관련해 "근로시간 제도 및 임금체계에 대한 전문성을 기본요건으로 하면서 인사조직·노동법 등에 조예가 깊은 분,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수 있는 신진 학자, 근로자 건강권 보호 등 보완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보건 전문가 등 균형잡힌 논의가 가능하도록 안배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회는 앞으로 4개월간 노동개혁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과 정책적 제언을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연구회가 만든 권고안은 추후 실제 정책에 반영될 예정이다. 고용부는 연구위원들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기업 현장 방문을 추진하고, 일반 국민과 노사 관계자들이 참여한 포럼이나 세미나도 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논의상황과 결과는 국민에게 모두 공개된다.

연구회가 마련할 권고안은 경직된 근로시간과 임금체계를 유연화해 기업의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앞서 고용부는 현재 주 12시간까지 허용하는 연장근로시간을 '월 단위' 관리체계로 바꿔 주 52시간을 완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렇게 되면 기업은 일이 몰릴 경우 근로자에게 주 60시간 이상의 업무를 부과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이 경우 노동계가 우려하는 '과로사회'가 다시 재현할 수 있는 만큼 정부는 근로일 간 11시간 연속 휴식을 보장하는 등의 건강보호조치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연구회에는 김인아 한양대 보건대학원 교수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공익위원을 지낸 김기선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관련 분야 전문가도 포함시켰다.

임금체계의 경우 현재 연공급 위주에서 직무·성과 중심으로 전환하는 게 골자가 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저성장과 고령화 시대에 연공급은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켜 산업경쟁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청년들이나 비정규직에게는 오히려 불공정으로 인식돼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대우조선 사내하청 노조 파업 장기화에 따른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정식 장관은 이날 출범식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에 나타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직적인 근로시간 제도는 근로자와 기업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으며, 연공성 위주 임금체계도 근로자의 의욕을 저하시키고,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지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주 대통령께 고용부 업무보고를 하면서 노동시장 개혁을 핵심 추진과제로서 보고했다"며 "근로시간과 임금체계 외의 추가개혁과제에 대해서도 조속히 경사노위와 협의에 착수하는 등 속도감 있게 추진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장관은 이날 대우조선해양 사내하청 노조의 파업을 재차 '불법행위'로 규정하면서 "부당한 방식으로 요구사항을 관철시키려는 관행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사를 불문하고 불법적인 행위는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용납될 수 없다"며 "불법행위를 멈추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갈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