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세월호 때 데어 먼저 월북 발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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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경찰청이 2020년 9월 서해 피격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가 월북했다는 수사 결과를 국방부보다 먼저 발표한 이유를 두고 "세월호 사건 때 해경이 너무 데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중 유족 측이 경찰에 '왜 해경이 국방부보다 먼저 발표한 것인가'라고 묻자, 경찰 수사관이 "해경 관계자가 조사에서 '2014년 세월호 사건 때 해경이 (외부 압박 등에) 너무 데어서 선제적으로 발표한 것' '먼저 잘 해보려 한 것' 등으로 말했다"고 대답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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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해경의 월북 단정 경위 살피는 중
유족, 감사원에 모의실험 등 요청도
해양경찰청이 2020년 9월 서해 피격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가 월북했다는 수사 결과를 국방부보다 먼저 발표한 이유를 두고 “세월호 사건 때 해경이 너무 데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유족 측은 김홍희 전 해경청장과 윤성현 전 해경 수사정보국장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 지난 4월 인천광역수사대 조사 과정에서 이런 내용의 말을 들었다고 한다. 조사 중 유족 측이 경찰에 ‘왜 해경이 국방부보다 먼저 발표한 것인가’라고 묻자, 경찰 수사관이 “해경 관계자가 조사에서 ‘2014년 세월호 사건 때 해경이 (외부 압박 등에) 너무 데어서 선제적으로 발표한 것’ ‘먼저 잘 해보려 한 것’ 등으로 말했다”고 대답했다는 얘기다.
해경 측은 당시 경찰 조사에서 이 같은 진술을 했는지를 묻는 국민일보 질의에 “수사 중이므로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천경찰청은 김 전 청장 등의 사자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지난 5월 각하 내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유족 측은 검찰에 이의신청을 한 상태다.
해경은 2020년 9월 29일 이씨 사건 관련 언론 브리핑을 열고 “지금까지 수사 결과를 종합해 볼 때 실종자(이씨)는 월북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씨가 북한군 총격으로 사망한 지 일주일 만이었다. 해경은 2020년 10월 브리핑에서도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 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달 13일 해경은 ‘월북 의도를 인정할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과거 판단을 뒤집었다.
검찰은 해경이 이씨 월북을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했는데도 이를 단정적으로 발표한 경위 등을 살펴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경이 서둘러 월북 발표을 한 배경의 하나로 세월호 사건을 언급한 정황이 나온 것이다. 유족 측은 “‘세월호 사건에서 데었다’는 이유로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덜컥 발표를 한 부분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당시 청와대 측이 해경을 압박한 것이 아니겠나”고 주장했다. 앞서 해경이 당시 민정수석실 A행정관으로부터 수사 지침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유족 측은 이씨 월북 판단 근거로 쓰인 표류예측시스템을 신뢰할 수 없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유족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는 “해경 발표대로 조류를 거슬러 발견 위치까지 헤엄쳐 갈 수 있는지 감사원에 모의실험 등을 통한 조사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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