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5 이어 BA.2.75 상륙..동시 유행시 '쌍봉낙타'형 정점 나타날 수도
전파력과 면역 회피력이 뛰어난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5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주말에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만명대를 기록했다. 당국은 당초 BA.5 변이를 기준으로 하루 최대 20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예고했지만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 중 최악이라고 평가받는 일명 ‘켄타로우스(BA.2.75)’ 유입까지 확인되면서 상황은 악화일로다. BA.2.75가 세력을 점차 넓혀갈 경우 단기간에 정점을 두 번 찍는 쌍봉낙타형 유행이 나타나, 유행 규모가 커지고 기간도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말에도 4만명대…12주 만에 최다
지금 당장 유행 확산을 주도하는 건 BA.5 변이다. 오미크론 세부계통인 BA.5는 기존 우세종이었던 BA.2보다 전파 속도가 35.1% 빠르다. 면역 회피 특성도 지녀 돌파감염이나 재감염 가능성도 크다고 알려졌다. 지난 12일 방대본 발표를 보면 7월 첫 번째 주 BA.5 검출률은 35%로 전주보다 6.8%포인트 늘었다. 질병관리청은 조만간 BA.5가 국내에서 우세종이 되면서 최악의 경우 9월 말 하루 20만명의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BA.2.75 첫 확진자 발생…쌍봉낙타형 유행 가능성
방역 전문가들은 BA.2.75 확산 정도에 따라 향후 시나리오가 크게 세 가지로 나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가능성이 높은 건 BA.5와 BA.2.75가 동시 혹은 순차적으로 확산하는 상황이다. 이 경우 BA.2.75가 BA.5를 어느 정도로 빠르게 대체하느냐에 따라 단봉형 혹은 쌍봉낙타형 유행이 나타날 수 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앞선 유행 양상인) BA.2가 처음 검출돼 점유율이 5%를 넘기기까지 4주, 50%를 넘기기까지 또다시 4주 정도 걸렸던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에서 BA.2.75는 쌍봉형 유행을 이끌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BA.5와 BA.2.75 둘 중 어떤 변이가 더 전파력이 높은지 확인된 연구 결과는 아직 없다”면서 “국내에서 BA.2.75의 전파력이 더 높을 경우 쌍봉형 유행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럴 경우 기존 예측보다 정점 규모가 커지고 유행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엄 교수는 지난 3월 5차 유행 때 최대 60만명대 확진자가 발생했던 것보다는 정점이 낮을 거라고 내다봤다. 그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면역력이 떨어졌어도 백신ㆍ감염을 통해 어느 정도 저항성을 가진 인구 집단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BA.5에 밀려 도태되거나 내년 초 겨울 7차 유행 주도할 수도”
김탁 교수는 “BA.2.75가 BA.5에 비해 전파력이 우월하지 않아 경쟁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지지부진한 양상을 보이다가 6차 유행과 백신으로 형성된 면역이 감소하는 시기인 내년 초 겨울에 재유행을 일으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 “고위험군 보호해야”…당정, 병상·치료제 확보 나서
엄중식 교수는 유행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가 고위험군 보호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난 오미크론 유행 때는 3차 접종률이 60% 이상으로 높았는데 지금은 4차 접종률이 30%대로 지지부진하다. 유행 정점은 지난번보다 낮아도 사망자는 더 많이 나올 수 있다”며 “요양병원·시설 내 방역을 강화하고 4차 접종률을 높이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는 고위 당정협의회를 개최하고 유행 확산 상황에 대비한 방역 대책을 논의했다. 정부는 30만명대 확진 상황에 대비해 병상을 4000개 추가 확보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94만명분의 치료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병상 5573개, 치료제 78만명분으로 하루 15만명 확진자 발생 시 대비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의료진도 1만명까지 확보할 방침이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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