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 4kg 55000원, 상추 4kg 61460원.. 고깃집, 채소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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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인 17일 서울 송파구의 한 고깃집 식탁은 점심시간에도 절반 정도만 찼다.
사장 한모(35)씨는 상추, 깻잎, 오이, 고추 등의 채소를 담긴 바구니를 내오며 민망한 듯 한 마디를 건넸다.
한씨는 "곁들임 채소야 안 내놓으면 그만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그러면 손님을 영영 잃을 수도 있다"며 "물가가 워낙 무서워서 이해해주는 손님도 있지만 여전히 '상추가 서너 장밖에 없다'거나 '왜 오이는 더 안 주냐'고 타박하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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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인 17일 서울 송파구의 한 고깃집 식탁은 점심시간에도 절반 정도만 찼다. 사장 한모(35)씨는 상추, 깻잎, 오이, 고추 등의 채소를 담긴 바구니를 내오며 민망한 듯 한 마디를 건넸다. “요즘 채솟값이 워낙 비싸서 많이 못 드려 죄송합니다.”
오르지 않은 게 없다지만, 신선식품 가격 고공행진이 특히 심상찮다. 일반 소비자는 물론 식당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은 재료비 상승에 ‘밑지는 장사’를 해야 하는 판국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수산물 유통정보를 보면 채솟값의 가파른 상승세를 확인할 수 있다. 소상공인들이 주로 사는 도매가를 기준으로 지난 15일에 오이 1상자(10㎏)는 5만5000원이었다. 1년 전 같은 날 도매가(2만2200원)와 비교하면 2.5배 올랐다. 평년 가격(2만4250원)보다 2.7배나 뛰었다.
적상추 4㎏ 도매가는 6만1460원이었다. 7만160원까지 치솟았던 지난 11일 도매가 대비 다소 내렸지만 여전히 비싸다. 1년 전(3만5596원)과 비교하면 약 73% 올랐다. 깻잎은 2㎏에 3만1140원으로 1년 전(1만8356원)보다 약 70% 상승했다.
소매가로 따지면 오이는 10개에 1만7616원(1년 전 8126원·약 2.2배 상승), 적상추 100g은 2247원(1년 전 1123원·약 2배 상승), 깻잎 100g은 2469원(1년 전 1176원·약 2.1배)으로 모두 배 이상 올랐다.
소상공인들은 당장 물가 상승세를 가격에 반영할 수도 없다. 메뉴판 가격을 바꾸는 건 매출 감소를 감수해야 하는 ‘모험’이다. 한씨는 “곁들임 채소야 안 내놓으면 그만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그러면 손님을 영영 잃을 수도 있다”며 “물가가 워낙 무서워서 이해해주는 손님도 있지만 여전히 ‘상추가 서너 장밖에 없다’거나 ‘왜 오이는 더 안 주냐’고 타박하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채소뿐 아니라 돼지고기 가격도 무섭게 올랐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15일 기준으로 국산 돼지고기 도매가격(탕박)은 ㎏당 평균 6483원, 삼겹살의 소비자가격은 ㎏당 2만7760원이었다. 1년 전보다 도매가(5868원)는 10.5%, 소비자가(2만6534원)는 4.6% 올랐다.
소상공인은 ‘남는 게 없는 장사’라며 울상이고, 소비자들은 외식물가 부담에 앓는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식물가 지수는 지난해 대비 6.7% 뛰었다. 삼겹살 물가는 7.4%로 평균치를 웃돌았다. 소상공인은 재료가격 상승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서 힘들고, 소비자들은 삼겹살 1인분을 먹으려면 1만7783원(서울 평균 가격)이나 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여기에다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확산도 우려하는 중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확진자 수가 ‘더블링’을 기록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재개를 걱정하고 있다. 경기도 성남에서 식당을 하는 신모(48)씨는 “날이 더우니 사람들이 백화점이나 쇼핑몰로 가는 것도 크다”며 “여기에 거리두기까지 시작되면 자영업자들 더는 못 버틴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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