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 "디올이 우리 전통의상 베꼈다"..디올, 中과 '또' 잡음

中 누리꾼, 디올 f/w 컬렉션 제품과 명·청대 한족 전통의상 '마메췬' 닮아
디올, 작년 공개한 광고는 '중국인 여성 비하' 논란 휩싸이기도

명·청대의 중국 전통 의상 마멘췬. 사진=중국 바이두 캡처,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세은 인턴기자] 중국인 비하 광고로 논란이 됐던 프랑스 패션 브랜드 디올이 이번엔 중국 전통의상을 모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6일 웨이보를 비롯한 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디올의 올해 가을 컬렉션 중 중국의 명·청대 한족 여성들의 전통 의상인 마멘췬(馬面裙)을 모방한 의상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누리꾼들은 디올이 공개한 치마 앞, 뒷면의 높은 트임과양 측면에 있는 주름을 마멘췬과 닮은 점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디올이 중국 전통 의상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며 비판했다.

디올은 해당 제품을 "디올의 상징적인 실루엣을 기반으로 한 완전히 새로운 우아하고 세련된 아이템의 중간 길이 스커트"라고 소개했다.

중국의 마멘췬과 닮았다는 논란이 인 디올의 f/w 컬렉션 스커트. 사진=디올 공식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중국 관영매체도 누리꾼들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같은 날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의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문화에 낯선 일부 사람들이 마멘췬을 모방품으로 간주할 수 있다"며 "중국 전통의상 애호가들은 디올의 영향력을 감안할 때 글로벌 소비자들이 디올의 디자인을 오리지널로 생각할 수 있단 것을 우려한다"고 전했다.

이어 신문은 "일부 다른 사람들은 이 문제를 '모방'이 아닌 '문화교류'로 보기도 한다"며 "그들은 이번 일을 통해 중국 사람들로 하여금 향후 전통문화 촉진에 더 많은 투자를 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디올은 현재까지 이번 논란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디올은 지난해 상하이에서 개막한 '레이디 디올' 전시회에서 주근깨투성이에 눈화장을 짙게 한 모델이 중국 전통 의상을 입은 사진을 선보여 중국인 비하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지난해 디올이 전시회에 공개해 '중국인 여성 비하'라며 비난을 받았던 사진작가 천만의 작품. 사진=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캡처, 연합뉴스

사진이 공개되자 중국 관영 매체인 베이징데일리는 '디올의 눈에는 아시아 여성이 이렇게 보이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놨다. 중국 여성신문 역시 '중국의 문화를 왜곡하고 여성을 모욕하는 사진'이라는 기사를 썼다.

당시 디올은 "중국의 소비자와 사회에 대한 우리의 진심과 성의는 변함 없다"며 사과했다. 이와 더불어 전시 작품을 더욱 꼼꼼히 심사하고 잘못된 부분은 개선해가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된 사진은 중국의 유명 사진작가 천만의 작품이었다. "명품과 서구 세계의 미적 취향에 순응한다"는 중국 누리꾼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작가 역시 웨이보를 통해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일각에선 당시 논란을 두고 해당 사진이 중국인 비하가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들은 "이게 왜 중국인 비하인가"라며 "오히려 중국인들이 표현의 다양성을 수용하지 못한 것"이라 지적했다.

김세은 인턴기자 callmese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