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비운의 첫 스포츠카 '포니 쿠페'..현대차가 부활시켰다

강병철 2022. 7. 16. 07: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고성능 N브랜드의 전동화 비전을 선포하며 선보인 컨셉트카. 왼쪽은 N비전74, 오른쪽은 RN22e.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고성능 N브랜드의 전동화 비전을 선포했다. N브랜드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컨셉트카 두 대도 공개했다.

틸 바텐베르크 현대차 N브랜드매니지먼트·모터스포츠사업부 상무는 15일 “N브랜드가 내연기관 시대부터 보여준 ‘운전의 재미’를 전기차 시대에도 느껴야 한다”며 “속도감과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 시간)이 좋아진 전기차의 특성에 더해 코너링의 흥미를 맛볼 수 있도록 연구개발(R&D)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N브랜드 차량이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에서 질주하는 모습.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차가 2015년 선보인 고성능 N브랜드는 고객의 관점에서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제품을 만들어 왔다. 고성능의 개념을 단순히 빠른 차량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곡선로 주행 능력(코너링)과 일상의 스포츠카, 레이스 트랙 주행 능력 등 3대 요소를 고려하며 차량을 개발했다.

그러나 전기차 시대의 도래에 따라 N브랜드 운전자와 매니어들은 너무나 많은 전장(전자장치) 장착 때문에 이러한 운전의 재미를 더는 N브랜드에서 못 느낄까 염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N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현대 N 라운지’. [사진 현대자동차]


이런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현대차는 N브랜드가 전동화로 무거워지고, 배터리가 뜨거워져도 레이스 트랙에서 별 탈 없이 달릴 수 있도록 주행 성능을 높일 예정이다. 전기차 특유의 소프트웨어 능력을 활용해 기존 내연기관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진동과 소리를 N브랜드 전동화 차량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가 고성능 N브랜드의 전동화 비전을 선포하며 선보인 컨셉트카 RN22e.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이날 N브랜드 전동화의 미래를 직관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컨셉트카 두 대를 공개했다. 고성능 전기차 ‘RN22e’와 N브랜드 첫 수소 하이브리드 ‘N비전74’다. RN22e는 현대차그룹의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만든 컨셉트카다. 이미 출시된 현대차 아이오닉5·아이오닉6, 기아 EV6, 제네시스 GV60가 모두 E-GMP의 산물이다. RN22e는 전기차가 지닌 한계를 극복하고자 내놓은 컨셉트카다.

현대자동차 RN22e는 드리프트 능력을 극대화시킨 컨셉트카다. [사진 현대자동차]


특히 전동화 시대에 더 무거워진 차량의 한계를 향상된 전자식 차동제한장치(e-LSD)를 통해 극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3차원(3D) 프린팅을 통해 제작한 알루미늄 부품을 대거 장착해 경량화와 동시에 차체 강성을 유지했다. 전륜에 160㎾ 모터, 후륜에 270㎾ 모터를 장착해 상시 4륜구동(AWD) 방식으로 달린다. 접지력을 일부러 무너뜨려 코너에서 멋진 조종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드리프트’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가 고성능 N브랜드의 전동화 비전을 선포하며 선보인 컨셉트카 N비전74. [사진 현대자동차]


N비전74는 전동화 시대를 넘어 수소 시대에도 운전의 재미를 제공하고자 만든 컨셉트카다. 배터리 모터와 수소 연료전지를 함께 결합한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주행 환경에 따라 배터리가 뜨거워지거나 효율이 떨어질 때 수소 연료를 사용한다. 긴 주행 거리와 빠른 충전이라는 장점을 지닌 수소 연료를 통해 고성능 차량과 모터스포츠의 지속가능성을 보여줬다.

현대자동차 N비전74(앞)는 양산 직전까지 갔던 ‘포니 쿠페’(뒤)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컨셉트카다. [사진 현대자동차]


자동차 매니어라면 단번에 알 수 있는 디자인도 볼거리다. 바로 1970년대 현대차의 콘셉트카였던 ‘포니 쿠페’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했기 때문이다. 당시 현대차는 포니 쿠페를 첫 스포츠카로 선보이고자 컨셉트카를 넘어 양산형 차체까지 개발했다. 그러나 석유 파동(1973년, 78년) 등 경제 위기에 따라 실제 생산하지 못한 아쉬운 과거가 있다. 토마스 쉬미에라 현대차 고객경험본부장(부사장)은 “N비전74 와 RN22e의 공개를 통해 N브랜드가 전동화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