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누리호' 내달 초 발사.. 우리 기술로 달나라 여행 떠난다
달 표면을 폭 10km 크기로 나눠 사진 촬영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한 달 탐사선 ‘다누리호(KPLO)’가 다음 달 초 5개월에 걸친 우주 대장정에 나선다.
다누리는 ‘달을 남김없이 누리고 오라’는 뜻을 담아 ‘달’과 ‘누리다’를 합쳐 만든 말이다. 달 탐사선 명칭 공모전을 통해 지난 5월 정해졌다. 다누리호는 첫 국산 우주 발사체 누리호의 성공적 발사와 더불어 한국 우주개발사의 획을 긋는 일로 평가된다. 현재까지 유인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는 미국이 유일하며, 러시아와 중국의 경우 무인 착륙에 성공했다.
2000년대 들어 중국 인도 유럽 일본 등 주요 우주 선진국들이 달 탐사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한국도 다누리호를 시작으로 이 대열에 동참하는 것이다.
다누리호는 다음 달 3일 오전 8시20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미 우주군 기지 40번 발사대에서 민간 항공우주기업 스페이스X 팰컨9(Falcon-9) 발사체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발사대 이상 등 돌발 변수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39A 발사장을 예비 발사장으로 지정했다. 최초로 인류를 달에 보낸 아폴로 11호가 발사됐던 곳이다. 예정대로 발사가 이뤄지면 오는 12월 16일 달 궤도에 진입하게 된다. 이후 달 궤도를 돌면서 점차 달 고도 100㎞인 ‘임무 궤도’에 진입하게 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발사 약 5개월 뒤인 오는 12월 31일 임무 궤도에 안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구에서 달로 곧바로 날아가면 대략 5일이 걸린다. 다누리호가 이렇게 오래 걸리는 이유는 ‘탄도형 달 전이방식(BLT)’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태양과 지구, 달의 중력을 활용해 연료 소모를 최소화해서 임무 기간을 늘리기 위해 고안된 방법이다. 비행 궤적을 보면 마치 나비를 연상케 한다.
스페이스X 팰컨9 발사체는 지구로부터 1655㎞ 지점에서 태양을 향해 다누리호를 분리한다. 다누리호는 이후 연료 소모를 최소화하면서 태양의 중력을 타고 본격적인 우주 비행을 시작한다. 이렇게 태양에 이끌려 태양과 지구 사이의 ‘라그랑주 점’까지 약 150만㎞를 비행하게 된다. 라그랑주 점은 지구와 태양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공간을 말한다.
라그랑주 점에 도달한 다누리호는 지구 쪽으로 궤도를 수정한다. 연료 소모를 줄이기 위해 타원형 궤도를 그리며 지구 쪽으로 서서히 방향을 돌린 뒤 다시 지구 중력에 붙잡혀 돌아오게 된다. 달을 향해 직접 비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태양 쪽으로 진행한 뒤 다시 돌아오는 방식이어서 지상국과의 통신이 중요하다. 다누리호가 올바른 궤도를 유지하기 위해 궤도 수정이 수시로 이뤄지는데 거리가 멀어질수록 통신이 어려울 수 있다. 거리가 2배 멀어지면 통신량은 4배 감소하기 때문이다.
지구 쪽으로 방향을 튼 다누리호가 달의 지구 공전 궤도에 진입하면 ‘달 궤도 진입’ 작업이 시작된다. 지구가 끌어당기는 힘으로 인해 속도가 붙은 다누리호를 달의 중력권에 넣어 ‘포획’하도록 유도하게 된다. 달에 접근하는 다누리호는 지구 중력 때문에 가속도가 붙는데, 달에 일정 수준 가까워지면 속도를 줄여 달의 중력이 다누리호를 잡을 수 있도록 한다. 달 궤도에 들어서면 다누리호는 달을 타원형으로 공전하면서 궤도 안정화 작업을 진행하고, 임무 궤도에서 안정화되면 달의 극지방을 돌며 본격적인 달 탐사에 나서게 된다.
다누리호는 내년 1월 시운전을 하고 2월부터 달 궤도를 하루 12회 공전하며 1년 동안 임무를 수행한다. 총 중량 678㎏인 다누리호에는 고성능 카메라를 비롯한 각종 측정 장비들이 탑재돼 있다. 달 지형 정밀 탐색을 통해 다누리호 이후 추진될 달 착륙선의 착륙 위치를 물색하는 용도다. 항우연은 2030년대 초까지 1.5t급 이상의 달 착륙선을 제작할 계획이다. 누리호 후속으로 개발하는 차세대 발사체(2단 로켓)를 통해 자력으로 달에 착륙선을 보낸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오는 9월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하고, 통과 시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달 착륙선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다누리호는 이를 위한 기초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최대 해상도 2.5m 카메라로 폭 10㎞ 크기의 달 표면 사진을 촬영한다. 광시야 편광카메라로는 세계 최초로 달 표면 전체의 편광지도를 제작하게 된다. 달의 입자 분석 등을 통해 자원 분포 등을 파악하는 임무다. 달 궤도와 지구를 ‘우주 인터넷’으로 연결해 통신하는 시험도 수행하게 된다. 이 역시 세계 최초의 시도다.
탑재된 섀도캠은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과의 달 탐사 협력의 상징이다. 나사가 개발해 다누리호에 장착하는 고성능 장비로 해상도 1.7m 카메라를 이용해 달의 남북극 지역의 영구 음영지역을 촬영한다. 미국의 달 극지역 착륙 임무(아르테미스 미션)를 위한 착륙 후보지의 기초 자료를 확보하고, 동시에 물을 포함한 다양한 물질의 존재 여부를 탐색하게 된다. 나사는 다누리호를 24시간 추적할 수 있도록 70m급 안테나를 포함한 심우주통신망을 무상 제공한다.
다누리호의 임무 수명은 1년이다. 연료가 남아 있을 경우 일부 연장 운영이 가능할 수 있다. 다누리호의 운명은 정상운영 종료 6개월 전인 내년 7월 결정된다. 다누리호는 달 표면과 충돌하는 방식으로 임무를 최종 종료할 수 있다. 다른 선택지로는 달 ‘동결궤도’ 전환이 있다. 일정 고도로 계속 달을 돌도록 하는 방안이다. 나사의 달궤도정찰선(LRO) 미션의 경우 2009년 발사 후 3년 임무를 계획했으나 이후 동결궤도에 진입해 현재까지 달 궤도를 돌고 있다.
항우연은 “다누리호에서 수집한 달 관측 정보는 향후 유무인 달 착륙 임무는 물론이고 달에 대한 지식 확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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